몇 주 전 사전 인터뷰에서 여러 명의 임직원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결국 공동의 목표는 생명 연장의 꿈.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있어서 제약과 제한을 두지 않았고, 완전히 새로운 리그에 뛰어들 준비도 되어 있었다. 아마 그 전제는 가능성이겠지. 실현 가능성, 성공 가능성. 그 가능성을 대충이라도 가늠하는 일은 사실 신의 영역이 아닌가. 불확실만이 확실한 세상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나 역시도 인생의 동반자처럼 불안을 데리고 다니는데, 마감까지 전력질주로 뜀박질하다가 골인 테이프를 끊고 나서도 사랑을 갈구하듯 처분을 기다리듯 초조하게 대기하다가 줄줄이 이어지는 피드백에 '최종.file', '최종_최종.file', '최종_최종_최종.file', '진짜 최종.file', '진짜 최종_최종.file'을 만들어 내는 일에 완전히 지쳐 더는 못 해 먹겠다 싶은 순간이 오지 않을까 싶고, 그러다 보면 언제까지 이 일로 밥 짓고 옷 짓고 집 짓고 살 수 있을까 싶고… 뭐, 그런 생각을 하다가 오늘 본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대표님 집무실에서 시원하게 조망되는 남산타워를 보고 나서는 같은 결의 고민을 하더라도 체급 차이가 이 정도면 동질감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 적절치 않겠다 싶다.
02
책상머리에 종일 앉아 머리를 싸매고 있다 보면 가끔 볕과 바람 속에서 구슬땀 흘리며 육체노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럴 땐 오늘처럼 하루 현장에 다녀오는 게 특효약이다.
03
미워하고 원망하던 옛 직장동료를 우연히 만났는데 반갑게 느껴진다면 난 밸도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