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쓰고 있는 이야기

by Bloom지연

<사적인> 나만의 마음과 시간을 담다


요즘 나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동화를 쓰고 있다.


자료를 읽고,

증언을 들여다보고,

오래된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자꾸 가라앉는다.

아이들이 울고,

어른들이 말하지 못한 채

사라진 기록들 앞에서

자꾸만 숨이 짧아진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종종 멈춘다.

문장을 한 줄 적고,

잠시 창밖을 보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다.

이야기를 써야 하는데,

이야기보다 먼저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그래도 나는 아이의 시선을 놓지 않으려고 애쓴다.

이 동화는 슬픔을 전하는 글이 아니라,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감당하지 못한 진실을,

아이의 눈은 더 또렷하게 본다.

그리고 그 눈은, 아주 작은 빛도 놓치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건

역사라기보다

그 안에 남아 있던 숨소리들일지도 모른다.

사라진 사람들,

말하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이야기들.


가끔은 마음이 무거워

오늘은 여기까지 쓰자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또 노트를 열고

그 아이를 다시 불러낸다.

이야기를 끝까지 데려오지 않으면

그 아이가 계속 거기 서 있을 것 같아서.


지금의 나는,

조금 아픈 마음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한 편의 동화를 쓰고 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역사 속을 걸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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