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가람의 반딧불, 그리고 5월의 반딧불

노래가 된 기억, 동화가 된 진실

by Bloom지연

〈쓰다〉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다


반딧불은 말이 없어요.

대신 빛으로 말하죠.


Photo by BloomJiyeon


아무 말 없는 밤,

작은 불빛 하나가 ‘괜찮다’고

속삭이는 것만 같을 때가 있어요.

그 조용한 다정함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최근, 황가람의 노래 <나는 반딧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개똥벌레라도 괜찮다”라고,

“작아도 나만의 빛을 낼 수 있다”라고

노래하는 그 멜로디가

자꾸만 제 마음에 겹쳐졌어요.


왜일까요?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동화 속 주인공도 역시,

말 대신 빛으로 세상에 대답하는

반딧불이거든요.

그리고 그 이야기는,

1980년 5월의 어느 깊은 밤에서 시작됩니다.


제가 쓰고 있는 이야기는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동화입니다.


사람은 등장하지 않아요.

오직 밤의 숲,

그리고,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동물들.

그 중심엔 반딧불이가 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우화로 택했어요.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었던 진실,

오랜 침묵 속에 묻힌 기억

때로 상징과 빛을 통해 더 또렷하게

다가오니까요.


반딧불은 아주 짧은 시간만 빛나요.

하지만 그 짧은 빛 하나가

깊은 어둠 속에서 얼마나 멀리 퍼질 수 있는지를,

이 동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황가람의 노래를 들으며

저는 자꾸만 제 동화 속 반딧불이들을 떠올렸어요.


어둠 속에서 누군가는 침묵했고

누군가는 조용히 저항했고,

또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빛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든 존재들이,

‘나는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라고

말 없는 방식으로 속삭이고 있었어요.


Photo by BloomJiyeon




노래는 감정의 빛이 되고,

동화는 기억의 빛이 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그 빛을 조심스럽게 세상에 꺼내려합니다.

짧지만 강렬한 반딧불의 노래처럼,

조용히 오래 남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작고, 조용하고, 섬세한 이야기이지만

한 조각의 빛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반딧불은 오래 머무르지 않지만,

그 빛은 쉽게 잊히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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