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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젊었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고통받는 일상의 프로젝트

by ITmi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저는 현재 여의도에서 한 회사에 상주하며 SI 프로젝트 수행 중입니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글을 못쓰고 있었습니다.




1) 인사에 대하여


최근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는 파견을 나와 고객사에서 근무하는데,

고객사의 센터장에게 직원들이 90도로 깍듯하게 인사하는 것을 보며

우리 부장이 말을 떼었다.


"참 저런 게 부러워. 우리 어렸을 때 그런 거 같은데 말이지."


옆에서 듣자 하니 참 저런 문화가 아직도 있다는 게 신기한 듯하다.

사실 고객사에서도 저렇게 대접받는다 해도 50세가 되기 전에 명예퇴직을 밥먹듯이 한다니

딱히 부럽지는 않은 상황이다.


사실 90도로 인사하는 직원들도 그 직급에 '인사'를 하는 거지 사람에게 하진 않을 테니

딱히 놀랄 것도, 부러울 것도 없을 뿐이다.



2) 기회냐 위기냐

우리는 고객사에서 마감기한을 지키기 위해서 지옥과도 같이 야근을 밥먹듯이 하였고, 휴일과 공휴일도 예외 없이 나와 일을 하였다. 아침에 나와 새벽에 들어가길 반복하였고,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쯤 내 몸에서 방어기제가 작동하였다.


지각.


평소에 다른 프로젝트에서 지각 한번 안 하던 내가 10시 30분에 일어났다. 그것도 3번씩이나.

부장이 따로 나를 불러 말을 하였다.

프로젝트에서 나가는 게 어떻겠냐고.

사실 지금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프로젝트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현재 다른 프로젝트에서 있다가 착출 되어 왔으므로, 올해 이 프로젝트까지 철수한다면 커리어에 지장이 있기에, 정중히 거절하고 남고 싶다고 말했다.

부장이 나지막이 말했다


"나는 일을 시키는 게 아니라 기회를 주고 있는 거예요"


기회일까, 위기일까

아무 말도 안 들리고 그냥 코웃음만 나오는 상황이다.



3) 공휴일에 쉬게 해주는 것은 혜택이다


다들 지치고 지친 시점에서 갑자기 전체회의

다들 고생하는데 2달 더 고생해 달라는..

그리고 이어지는 "그리고 우리 본부장님께서 특별히 추석 때 쉬도록 인원들을.. "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실소와 허탈한 웃음


추석은 원래 허락받고 쉬는 날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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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이 가장 역대급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이전 직장이었던 금융계의 야근의 메카 T회사에서도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우리가 MZ라고 하지만, 아무리 칼퇴를 좋아하고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인력을 쥐어짜서 하는 프로젝트는 차라리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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