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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상냥함은 무기라고 생각한다.

by ITmi

음악과 같이 봐주세요 :)





https://youtu.be/hOJ76cZEt08?si=ztZXIYAiN-XP9MO_





"가장 어두운 밤이지만, 해는 떠오를 것이다."

- 영국의 시인, 청교도 사상가 '존 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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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ITmi입니다.

라디오에서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 가 나올 때 즈음 여름은 한 템포 사그라 집니다.

오랜만에 글을 다시 쓰려고 하니 감회가 새롭네요.


오늘은 올해가 지난다면, 어쩌면 앞으로의 제 IT 인생에서도 기억에 남을만한 프로젝트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삼성동의 현대백화점에 PMO(Project Managing Office)로 투입되어 활동하였습니다.

데이터 직무가 아닌 프로젝트 관리자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만큼 프로젝트에 애정도 많았습니다 ㅎㅎ



프로젝트의 규모는 1년 반 기간에 200억 정도, IT 프로젝트로는 꽤 큰 수준이죠.

투입된 협력사만 13개에 180여 명의 사람들이 왔으니 정신없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관리직을 맡으며 위 사람들을 투입하고 철수하는 과정(인사)

프로젝트의 비용이나 예산 집행(총무), IT 관련 계정 보안이나 SW 도입(IT 관리),

프로젝트에 필요한 교육이나 제도 진행(교육, 행정)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PMO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자리에 앉아있기보다는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걸을 일이 많아

하루에 만보이상 걸어 다닐 때도 있었죠.


밥은 또 얼마나 맛없었는지.

현대백화점 관계자 및 본사 직원들의 식사 시간과 겹치지 않게 13:10분부터 14:10분까지 식사시간을 가지다 보니


빡빡한 일정에 항상 식당에 남는 음식들로 먹다 보니 끼니를 거르고 커피를 마시면서 삼성동 코엑스와 봉은사를 산책하며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본사 사람들은 어찌나 빡빡하던지, 부탁을 드려도 힘들게 거절당하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하는 분들이 많아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몰랐습니다.


매주마다 대여섯 명, 많게는 십 수명씩 투입되는 인원들 때문에 전화에 불나듯이 협력사에 연락해 투입 관련 문서를 닦달할 때는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본사에 보고하는 날이면 그날 야근 확정이기에 열 시 열한 시에 퇴근은 디폴드였죠.

달 참 많이 보고 집에 갔죠





그래도,




그래도 말입니다.




프로젝트에서 나와 다른 불타는 프로젝트를 복구하러 현재 여의도에 와서 일하는 중에

중간중간 함께 일했던 부장님들이나 협력사 이사님들의 안부전화를 받으면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에 출근을 해도 피로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가끔은 삼성동에서 점심에 파리바게트 밖에 앉아 커피 한잔 시켜놓고

멍 때 리던 때가 그리운 건 왜 그런 걸까요.


힘든 날들을 보내고 나면 좋은 날이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면 매 순간을 재밌고 긍정적으로 살아온다는 것이

그 모든 기억을 다시 추억으로 바꾸는 힘이 아닐까 싶네요.


공무원처럼 시니컬하게 요구하고 딱 잘라 말할 수도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항상 긍정적이고 상냥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간 것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관리자로서 일한다는 것은 사원인 저에게 꽤 큰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입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색깔은 비슷하지만,

180여 명의 사람들과 집단에 녹아들어 하나하나 소통을 해본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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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도 지나가면 이제 곧 추석입니다.

올해는 저에게 있어서 뭔가 풍요롭고 배우는 것이 많은 한 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조금은 어른이 되어가는 거 같아서 서글프지만(?)

이런 게 인생이겠죠 :)



PS. 빨리 지금 프로젝트를 끝내고 현대백화점에 있는

부장님들과 술 한잔 꼭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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