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29일
오늘 아침은 많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설레인다.
줄리아 카메론의 책, 아티스트 웨이를 따라 12주 간 나의 창조성 깨우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매일 매일해야 할 것은 모닝페이지. 아침에 일어나서 다른 일을 하기 전에 3페이지에 빼곡히 뭔가 적어내야 한다. 좌뇌를 비우는 작업이라고 한다. 좌뇌가 논리적이고, 우뇌가 창의적인거 맞나요? 바꿔야 할 지도, 이런 게 참 많이 헷갈린다. 특히 아이를 낳은 이후로 지극히 상식적이었던 것들이 헷갈린다. 뇌의 한 부분이 그냥 죽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써야 한다는데, 항상 애들이 깨서 우는 통에 일어나는 터라 결국 아이들 챙겨서 유치원에 다 보내고 난 후에야 쓰게 됐다. 오늘은 첫 출근 날이기도 하다. 다시 회사원이 되는 터라, 조금 신나기도 하고, 조금 아쉽기도 하다. 뭔가 해보겠다고 지난 4년 동안 참 열심히 살았는데, 이상하게도 다들 내가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니깐 너무 축하한단다. 그 동안 내가 열심히, 내 컴폿존을 벗어나 부딪히고 했던 일들은 아직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는 회사원이 되는 것이 더 값지다는 단순한 금전적인 리워드에 대한 축하일까. 나에게는 금전적인 독립이 가장 큰 축하받을 만한 것 같다. 내가 벌어 내가 쓰는 것의 자유로움. 금전적으로 어려운 환경은 아니었지만, 남의 돈 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게 된 거 같다.
지금 회사앞 커피숍에 앉아있다. 첫 날이라 좀 늦게 오라 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업무
들, 상당히 들떠있다. 오늘 저녁에는 둘째 유치원 학부모 모임도 있다. 이것도 처음이다. 그동안 코비드로 항상 줌으로 했던 건데, 이제 얼굴 보고 한다고 하니, 그 것도 기대가 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하루가 되겠구나. 내가 에너지를 빨리지 않고,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야 할 텐데. 하지만 어떤 사람이냐에 상관없이 나는 관계에서 에너지를 쏟는 편인거 같다. 그래서 아이둘을 키우면서 과부하가 많이 오는 것 같기도. 그 솔직하고 요구 사항 많은 정서적으로 많은 인풋이 필요한 아이들을 키우면서. 근데, 새롭게 배운건, 내가 힐링되는 부분도 많다는 거다. 그 절대적 솔직함, 극단적인 정서의 흐름, 무한한 가능성. 너도 나도 인간인데 나도 너처럼 살고 싶다 생각한다. 사회적 잣대, 다른 사람 눈치 신경 안 쓰고, 나도 아이들처럼 그렇게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고 싶다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은 그런 사람이 된 거 같기도 하다. 아 벌써 보고싶네. 오늘은 밤에 잠깐만 볼텐데. 좋은 하루 보내렴.
내가 지금까지 타이핑한 건, 두 페이지 정도 될까? 수기로 쓰고 싶었는데, 마땅한 수첩이 없어서 일단 여기에 긁적이며 시작한다. 근데 일단 여기에서 시작하면 계속 여기에 쓰게 될 거 같으니, 3 페이지가 대략 어느정도인지 가늠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