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이 축하받을 수 있는 단 하루

by 비비드 드림

작년에 분명 30대의 마지막 생일을 축하받았다. 정말이지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인지, 올해 6월이 되자 두 살이 어려졌고 오늘 다시 30대의 마지막 생일을 축하받고 있다.


톡에서는 미리부터 생일 예정자 리스트를 끊임없이 알려주고 생일 당일에는 폭죽도 터트려주는 덕에 많은 지인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나의 생일을 알게 된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그 관계의 깊이에 따라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거나 덤으로 선물까지 전달하기도 한다.


내가 생일이 좋은 이유는 생일을 축하한다는 그 텍스트 메시지 혹은 직접 말로 전달하는 축하 메시지를 듣는 게 너무 좋기 때문이다. 살면서 어떤 성과를 이루고 결과물을 얻었을 때 축하해 주는 것은 조건값이 있는데, 생일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생일이기 때문에, 단지 태어났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생일은 선물을 받는 날이라 좋았고 20대 때는 신나게 생일 파티를 하니깐 좋았는데, 30대 때는 오히려 나는 생일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결혼과 육아에 집중하느라 나의 생일은 그냥 1년 중 하루일 뿐이라 생각하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고, 생일이 뭐 대수냐고 말하면서 오히려 더 어른인 척하려 했던 것 같다.


이제 만 30대 마지막 생일을 맞이하고 보니,

아무 조건 없이 축하받을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하루는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서로의 생일을 몇십 년째 챙기는 친구와 회사 동료가 있고, 아이들 덕에 인연이 되어 관계를 이어나가는 동네 엄마들도 있다. 가족은 물론 당연하고 아직은 깊은 관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축하의 마음을 전달해 주는 지인들도 있다. 이 축하의 말 한마디가 나는 왜 이리도 고마운지. 자꾸만 마음이 방방 뜨고 입이 귀에 걸린다.


남들은 나이 한 살 더 먹는 건데 뭐가 그렇게 좋으냐 할 수 있지만, 오히려 나는 한 살을 더 먹었다는 것은 일 년 동안 크던 작던 성장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마저도 좋다. 그래서 앞으로도 아무 조건 없이 오롯이 축하받을 수 있는 생일을 매년 손꼽아 기다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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