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넷플릭스 전문가 없는 시청자 시점
박신혜의 영화 '콜'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전화기를 매체로 과거와 연결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다. 이와 비슷한 영화로 손현주의 '더 폰'이 있고 드라마로는 김혜수의 '시그널'이 있겠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이 잡혔기 때문에 좀 김이 빠지긴 해도 개인적으로 드라마 '시그널'이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생각된다. '더 폰'은 2015년에 개봉한 영화로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그 당시에는 꽤 신박했고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박신혜는 주로 달달한 로맨스 드라마를 많이 찍었고 성적도 좋았다. 연기자로서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고 싶었던 것 같기는 한데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다. 이 영화는 간판주자 박신혜보다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전종서가 훨씬 빛난 영화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박신혜는 영화 내내 전화기를 붙잡고 울부짖거나 나약하고 착한 여성으로만 그려진다. 두 여성, 서연과 영숙을 주연으로 내세웠어도 남성 중심의 편향된 시각이 그대로 영화에 반영된 것이 아쉽다. 영화의 특성상 악역이 임팩트가 강할 수밖에 없을 테지만 주인공 서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누구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연약한 아이로 남아있는 것이다. 물론 박신혜가 경찰서의 유리창을 깨고 사건 수첩을 찾아온다거나 선희를 찾아가는 등의 적극성을 보인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무기력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끝까지 답답한 영화로 남는다. 극한 상황에서 모성애만 빛날까? 김성령의 마지막 전력투구가 아름답게 보이기는 하지만 성별을 떠나 살아남기 위해 누구든 최선을 다하는 것도 본능이다.
쟁쟁한 연기자들 역시 무기력하게 영숙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이 영화의 커다란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저 연기자라면 이 영화의 중요한 키가 될 거야~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냥 주변인으로 생을 마감하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남발된다. 영숙의 연기가 나쁘진 않지만 몸싸움 한 번 없이 소화기만 들고 나타나면 사람이 죽어 나가는 놀라운 설정에 곧 맥이 빠지고 만다. 엑소시즘 영화도 아닌데 한 장소에 꼭 묶어둔 것이 너무 평면적이기도 하고 그 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하는 동안 영숙이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살아가는 것도 영화 시나리오 상 커다란 허점이 아닐 수 없다.
서연과 어머니의 만남으로 영화는 해피엔딩을 맞이하며 끝나는 것 같았지만 현재와 과거의 영숙이 만남으로써 영화는 도돌이표처럼 새롭게 시작되는 인상을 준다. 모든 것이 끝이구나 안심하던 시청자에게 마지막 한 방을 날린 피날레가 아닐 수 없다.
재미가 너무 없는 것은 아니므로 넷플릭스를 방황하던 당신이라면 추천
시리즈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면 다른 작품을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