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세월이 야속하긴 해도 최고의 외국 배우로는 역시 브래드 피트다. 그의 작품 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2008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이다. 이때 이미 40대 중후반이었던 브래드 피트가 꽃미남 청년부터 노인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연기하여 화제가 되었다.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좀 졸린 영화라 하겠지만 그의 연기와 더불어 영화도 수준급이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원작 소설은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이란 제목이다. 뜬금없다 생각하겠지만 개츠비와 벤자민 버튼 두 작품 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이란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다. 벤자민은 영화로 보았고 개츠비는 소설만 두 번 읽었으니 비교하기 힘든 것이 좀 아쉽긴 해도 단순하게 압축하면 지고지순한 두 남자의 러브스토리라 할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는 아주 예전에 읽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에서 소개되어 읽게 되었던 것 같다. 그때는 작품이 딱히 좋다는 생각도 없었고 대충의 스토리 외에는 결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기억에 없으니 다시 읽는 것이 지루하지 않았는데 역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고전 문학이란 것이 읽기 어려운 것은 복잡한 내적 갈등을 글로 모두 토해내는 데 있다. 집에서 호숫가로 가는 동안의 생각이 10페이지를 넘겨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게 고전 문학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읽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이 고전문학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것은 사건 위주의 간결한 서술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도통 읽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그에 반해 '위대한 개츠비'는 간결하면서도 유려하다. 너무 지나쳐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일이 없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반문하게 되는 왜 개츠비는 위대한가? 한낱 '사랑에 속고 정에 울며~' 뭐 요런 통속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말이다. 어쩌면 우회전 없는 직진 남(男)의 순수 백 퍼센트, 현실 불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위대한 개츠비가 된 것은 아닐까? 닉 캐러웨이 시선에서 그려진 사람들의 너무도 본능적인 비열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먹이를 찾아 개떼처럼 몰려들었다가 곧 가치를 잃어버리자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얼굴을 바꾸어 버리는 사람들의 추악함에 대비되어 개츠비가 위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누구나의 삶이 덧없이 지나가긴 해도 개츠비의 죽음은 너무 허망하고 쓸쓸하다.
고전 로맨스를 좋아하는 당신 추천
고리타분한 사랑 방식을 이해하지 못할지도~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