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넷플릭스-전문가 없는 시청자 시점
막장 드라마란 무엇인가? 불륜과 출생의 비밀이 주를 이루며 상식을 뛰어넘는 비도덕적 언행과 막말이 난무하는 것이 막장 드라마다. 높은 시청률을 위한 무리수를 두기 때문에 욕하면서 본다는 그 막장 드라마. '부부의 세계' 역시 고급스럽게 포장된 막장 드라마다. 물론 훌륭한 연기자들이 있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막장 드라마를 막장 드라마라고 하지 뭐라고 하겠는가? 이것부터 인정하고 보면 이 드라마의 매력에 곧 빠질 수 있다. 물론 막장 드라마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사람이나 정신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있지만 '빅 재미'로 본다면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부부의 세계'는 반전과 스릴이 오고 가고 쫄깃한 심장을 억누르며 서스펜스와 미스터리가 난무하는 막장 드라마의 대표주자 되겠다. 첫회를 보고는 2회를 안 볼 수 없고 시간을 쪼개어 마지막 회까지 보게 되는 그야말로 막강의 드라마다.
'부부의 세계'는 그동안 수없이 보아 온 드라마와는 다른 패턴이다. 보통 불륜녀가 상식 밖의 악행을 일삼다가 큰 벌을 받게 되는 권선징악 패턴이 일반적이었다면 부부의 세계에 등장하는 여다경은 오히려 가장 이성적이면서 아픔을 딛고 일어선 해피앤딩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무슨 소리인지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회까지 끝까지 보게 된다면 지선우와 이태오의 진절머리 나는 짓거리에 모두 동의하게 될 것이다. 부모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집을 나간 준영이는 정확한 나이 설정이 없긴 해도 여러 가지 정황상 고등학생이 아닌 중학생이다. 그 어린 아들이 집을 나간 동안 가장 이성적이고 차분한 모습의 지선우를 보게 된다면 이것이 막장이지 무엇이 막장인가 싶다.
오월동주란 말이 있다. 서로 미워하는 사이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 협력하는 사이를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결혼하여 20년쯤 살다 보니 부부란 것이 오월동주와 다를 것이 없다. 거친 파도를 서로 등을 맞대고 헤쳐나가는 사이랄까? 풍파를 같이 겪다 보니 같은 배를 타고 난 동기간보다 더 의지가 되는 사이가 부부인 것 같다. 저마다 다른 부부의 상을 가지고 살아가겠지만 지선우와 이태오처럼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미친 사랑은 넌더리 나게 싫지만 평범하지 않은 것이 드라마의 숙명이라면 어쩔 수 없다. 비슷한 작품의 '품위 있는 그녀'도 재미있었는데 시청률에서 보여주듯이 부부의 세계가 재미와 완성도면에서 한 수 위다.
중 후반까지는 정말 재미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끝까지 보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