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회 성균 국제 문화연구 연례 포럼(SICFrum) 발표 영상
성균관대 국제 문화연구 연계 포럼(SICFrum) <동아시아 SF, 세곅환의 확장과 파열>에서 발표했던 내용이 영상으로 녹화 후 정리되었습니다. 경상국립대의 최병구 선생님께서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이후의 질의 응답이 재미있게 진행되기도 했었습니다. 발표에 대한 요약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회파 소설(社会派 小說)’은 마쓰모토 세이지(松本清張)가 ‘사회파 추리소설’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회성’을 통해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일컬은 것에서부터 출발한 서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용어의 탄생 배경에는 순문학의 퇴조와 대중문학이 융성하면서, 직면하게된 사회 반영 문제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바로 그러했던 시기에 일본의 사회파추리소설은 이시쿠라 요시히로(石倉義博)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혼란한 시기에서 범죄 등의 문제가 일어나는 토양으로 ‘사회’를 놓고, 거기에 ‘추리’를 통과시키면 사회의 진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고 그것이 사회파 소설 혹은 사회파 추리소설을 정의하는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같은 방식으로 한국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일어나는 토양에 SF를 통과시키면 사회의 진실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SF(Science Fiction)는 장르의 관습과 과학기술의 발전상에 대한 반영 못지않게, 국가적이고 민족적이며,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한 영향 역시 많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또한 1990년대 이후, 그리고 최근 대중문화(학)이 확장하는 상황에서 SF가 보여주는 소설문학으로서의 의미들은 1960년대 일본의 추리소설들이 보여주었던 그것과 유사한 형태들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한국 SF 내에서 '사회파(社会派)'라고 부를 수 있는 텍스트들의 생산 양상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진실 혹은 일정한 단면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부합하는 작품들로는 대표적으로 배명훈의 『타워』(2009)가 있다. 이 작품은 발간되면서 신문기사에서 ‘사회파 SF’라는 명명을 하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SF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와 형식의 소설을 쓰는 장강명 작가는 자신을 ‘사회파 소설가’로 지칭하기도 했기 때문에 장강명의 SF 작품들 역시 사회파 SF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김창규의 「우리가 추방된 세계」(2016)도 세월호를 비롯해 당대의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이야기로 끌고 들어와 그 사이를 SF로 횡단하는 시도를 보여준 사회파 SF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20년대 이후에 한국SF어워드에서 연속으로 수상한 이서영 작가의 『유미의 연인들』을 비롯한 작품들은 한국 사회의 노동과 소수자 인권문제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회파 SF’라는 명명에 걸맞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사회파에서와 같이 사건과 사고, 혹은 범죄와 같은 문제들이 아니라 구조적 부조리함이나 복잡함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일상의 사건사고들로 사변화하는 작품들 역시 새로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곽재식이나 심너울 등의 작가들이 전문직의 일터를 배경으로하여 축조한 이야기들은 고도화되고 전문화되는 현대 사회에서의 사회파 소설이 SF라는 지점을 통과하면서 어떠한 확장과 변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지 판단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2010년대 중반에 패미니즘 리부트라를 거대한 사회현상을 지나오면서 이에 응답하여 나타난 한국의 패미니즘(패미니스트) SF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의 '사회파 SF'라는 장르적 명명에 포섭시킬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같은 작품들을 통해 현대 한국의 사회파 SF들이 보여주는 다변화된 특징들이 한국 사회의 현실을 어떻게 직시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 의미들을 정리해 보고자 하였다.
관련 내용을 글로 잘 정리해서 학술논문 등으로 발간토록 하겠습니다.
이외의 발표들은 포럼 위키(http://www.klbksk.com/wiki/index.php/SICSForum_4th)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포럼은 2023년 12월 27~28일 이틀 동안 진행되었고, 레베카 셀던, 유인혁, 임태훈, 유상근, 신현우, 노대원 선생님 등 국내외 SF와 인접 학문의 많은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참여하셨습니다.
https://youtu.be/Rm3cso3MYTk?si=b0S1QDCqrEbNvo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