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쥬네 Apr 21. 2023

43번째 장애인의 날

나의 특별한 친구들




<그림책.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나의 특별한 친구 J의 미술작업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라고 한다. 문득 나의 친구들이 보고 싶어 져 사진을 뒤적인다. 나의 특별한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에게 4월 20일은 무심히 흘러가는 평범한 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치료사가 되겠다고 공부를 시작하며 인연이 되어 만났던 발달장애인 친구들 덕에 나는 장애인의 날을 상기하며 나의 친구들을 떠올린다. 무지했던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상을 넓고도 깊게 그리고 아름답고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함께 해준 나의 특별한 친구들. 홀로는 경험할 수 없었을 희로애락을 친구들 덕분에 경험하며, 또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을 하며 조금이나마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자 애썼던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며칠 전, 수원역에서 벌어진 무궁화호 휠체어 승객의 승차 거부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휠체어 좌석을 예약하고, 리프트 서비스까지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차를 탈 수 없었다고 한다. 코레일 측은 입석 승객이 많아서 휠체어가 들어갈 통로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051947?sid=102 ​ (네이버 SBS 기사 링크)







나의 특별한 친구 Y가 건네는 꽃 선물



여러모로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단순히 누구 한 사람, 어느 한 기업의 잘잘못을 따져서 해결될 사건은 아닐 것이다. 단순히 벌어진 해프닝 정도로 그쳐서도 안 될 것이다. 만약 그곳에 있던 수많은 인파 중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휠체어 탄 승객을 위해 소리를 내주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그랬을 것이다. 관심 있게 보았더라면, 그래야만 한다고 알았더라면, 연대의 소중함을 알았더라면 상황은 보다 나아졌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알고 나면 이해 못 할 일은 없다. 누군가가 겪을 부당함과 불행이 나의 일이 된다면 그 누구도 기꺼이 부당함을 온몸으로 맞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맹목적인 비난과 비판, 질책만이 사건의 정답이 될 순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사건을 수습하려 하겠지만 과연 그것이 온전한 답이 될 수 있을까. 떠나가는 기차를 홀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꽁꽁 묶인 두 발과 답답한 마음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휠체어 탄 승객의 마음의 상처와 억울함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그 누구에게나 차별은 부당함이다. 장애인이어서 차별이 당연한 일이 되어 이해를 강요받아선 안 되고, 비장애인이어서 다수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삶이 당연시 돼서도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아는 것도 중요하다. 알고 나면 이해가 쉬워진다. 사실 우리의 태도가 더 나아가 이해보단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끔은 애정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며 나와는 다른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관찰하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어쩌면 그게 나와 너와 우리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다. 방법의 형태가 어떠하든, 저마다의 다정하고 애정 어린 방법으로 차별의 벽을 허물고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






나의 특별한 친구 D의 무지개 공원


난 그다지 좋은 사람도 아니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옹호하려는 사람도 아니다. 여전히 무지하고 부족한 한낱 작은 인간이지만 그럼에도 작은 용기를 내는 것은 나의 특별한 친구들을 위한 나의 방법이다. 우위를 가리며 옳고 그름의 흑백세상이지만 이곳에서 내가 꿈꾸는 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보다 서로에게 너그러워졌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나의 소리를 낸다. 어쩌면 조금씩 소리를 내고자 하는 건 특별한 친구들을 향한 나의 사랑이자, 채무이자, 책임감이 된 것 같다.



나의 특별한 친구들이 성인이 되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좀 더 관용이 넘쳐나길 바랄 뿐이다. 차별의 벽이 허물어진 세상 밖으로 당당히 나와서 건강히 연대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와 우리가 더 자주 관심을 갖고 더 많이 연대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차별 없이 모두들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장애인의날#나의특별한형제






작가의 이전글 별로인 사람이라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