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D, 불안한 채로 계속 시도해보는 용기
올해 내가 한 가장 담대한 시도를 하나로 말하라면 망설여진다. 눈에 띄는 성과 하나로 설명되기보다는, 불안한 상태 그대로 계속 시도해본 선택들의 합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이아웃풋클럽과 함께한 지난 1년은 '회사 밖에서 내 힘으로 내 일을 해보자'는 MAKE MY OWN WAY라는 목표를 실제로 살아본 시간이기도 했다.
눈에 띄는 결과는 없을지 모른다. 큰 수익도, 명확한 직함도 아직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분명히 달라졌다. 불안해도 멈추지 않는 쪽을 선택해봤기 떄문이다.
글쓰기: 나를 다시 믿게 된 시도
잘 쓰기보다 계속 써보자
나는 원래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언론고시를 준비하며 그 자신감은 많이 꺾였다. 글 잘 쓰는 사람은 너무 많았고, 나는 점점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졌다. 계속되는 불합격 속에서 '뽑히는 글쓰기'가 무엇인지 방황했고, 스터디원들의 날카로운 피드백은 나를 성장시키기보다 위축시키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한 PD 언니의 말이 전환점이 됐다.
너 글 좋더라, 계속 써봐
그 말은 다시 써도 된다는 허락처럼 들렸다. 그래서 올해 초, 목표를 이렇게 정했다.
'글로 뭐라도 해보자.'
돈을 벌면 좋겠지만, 못 벌더라도 일단 꾸준히 써보자고.
그렇게 하이아웃풋클럽 1월 챌린지로 글쓰기 클럽에 참여했고, 1년 내내 꾸준히 이어갔다. 글쓰기클럽의 룰은 단순했다. '일주일에 한편, 글을 쓰는 것.' 무엇보다 내가 어려워했던 건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인데 마감의 힘은 매주 나를 책상 앞에 앉혔다. 함께 모여 쓰는 시간 덕분에 혼자라면 오래 고민만 했을 글도 일단 써보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글감을 정할지 몰라 빈 화면만 들여다보는 날이 많았지만, 점점 쓰다보니 글을 쓰는 근육이 붙었고, 자연스럽게 연재 형태의 글도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 일기처럼 써오던 블로그를 정제된 형태의 글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브런치 작가도 도전했다. 글쓰기클럽 수장 와니님의 도움으로 한 번에 브런치 작가로 데뷔했고, 브런치북을 세 권 발행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퇴사 이후의 커리어를 돌아보는 기록이었다. <방송국에서 마케터로 살아남기>라는 제목으로 그동안의 기록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감정들을 되돌아보며 과거를 다시 바라보고, 지금의 나를 객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여기에 이어 꾸준히 해온 운동기록을 바탕으로 성장 스토리를 담은 브런치북을 연재하기 시작했고, 여행기를 엮은 브런치북도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연재를 앞두고 있다. 꾸준히 참여했던 글쓰기클럽은 하이아웃풋클럽 에디터라는 기회로도 이어졌다. 이제 꾸준히, 정제된 형태로 글을 쓰는 게 익숙해졌으니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그리고 더 읽힐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SEO를 고려한 글쓰기는 아직 어렵지만, 배워가는 과정마저도 지금은 기대가 된다.
체험단을 통해 글이 실제 수익이 되는 경험도 해봤다. 하이아웃풋클럽에서 열린 블로그 실험실에 참여하며 블로그가 기록을 넘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체험단 사이트들과 블로그 운영 꿀팁들을 마음껏 나눠주신 덕분에 몇번의 체험단을 경험했고, '이렇게도 돈이 될수도 있구나' 라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됐다.
이 시도의 담대함은 ‘잘 써보자’가 아니라 ‘못 써도 계속 써보자’는 선택에 있었다.
하키벙: 기회를 만드는 시도
기회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제안하는 것이었다
하이아웃풋클럽 하키벙은 세 번이나 직접 기획한 모임이었다. 사실 시작은 우연한 계기였다. 내가 꾸준히 하키를 하는 걸 본 멤버들은 아무래도 하키가 생소한 운동이다보니 신기해 했고, 그중 '저도 해보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해준 멤버가 있었다. 멤버들과 함께하면 더 즐거울 거 같았지만 링크장을 대관하려면 최소 인원이 있어야 하다보니 사람이 그만큼 모일지 걱정도 됐다. 하지만 가볍게 올려본 수요조사에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1차 하키벙을 시작으로 3번의 클래스를 열었다.
첫 하키벙에서 가능성을 탐색한 이후, 업체측에 협업을 먼저 제안했다. 내부 마케터와 미팅도 진행하며 조율한 결과 콘텐츠 제휴협업 건으로 멤버들에게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하키벙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참가자 모객과 홍보, 당일 진행까지 전부 맡아보며 멤버들에게 어떻게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처음에는 사람이 과연 모일지, 혹시 아무도 안 오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실제로 움직이니 사람들이 모였다.
이 경험을 통해 배웠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일이 있다는 것,
그리고 기회는 기다리기보다 먼저 손을 내밀 때 온다는 것.
릴스 콘텐츠에 도전해보기도 했다. 기수 이후 오랜만에 만들어보는 콘텐츠라 발행하기 직전까지도 조마조마했다. 그럼에도 완벽주의에 갇히지 않고 '일단 꺼내보는 것'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잘 만든 콘텐츠보다 일단 세상에 꺼내본 콘텐츠가 더 많은 걸 남겼다.
토스트아웃 워커클럽: 내 것을 꺼내본 시도
회사 밖으로 한 발 내딛는 연습
토스트아웃 워커클럽은 회사 밖에서 처음 시도한 사이드 프로젝트였다. ‘회사 밖에서도 내 이름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처음으로 실제 행동으로 답해본 경험이었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전시의 콘셉트를 정하고,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한 글을 쓰고, 홍보 채널을 고민하고, 일정과 운영 방식까지 하나하나 직접 결정했다. 호기롭게 전시를 하겠다고는 했지만 팀원들 모두 직접 전시를 해보는건 처음이라 기획 단계에서 인풋을 많이 쏟았다. 처음에 기획했던 아이디어들이 여러번 바뀌고 실제로 실행되지 못한 것들도 많았다. 대관비부터 전시 물품, 인쇄비 등 전시에 쓰인 비용이 많다 보니 전시 참여비용을 받았음에도 수익화를 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 경험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감각 하나를 남겼다. 내 것을 외부로 꺼내도 괜찮다는 감각.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아이디어가 늘 역할과 직무의 보호를 받았다. 반면 토스트아웃 워커클럽은 그 어떤 보호막도 없는 상태에서 내 생각을 그대로 세상에 내놓는 일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고, 정답도 없었고, 결과까지도 모두 내가 책임져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 아이디어가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도 실제로 시도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 충분히 의미있었다.
수익은 만들지 못했지만, 대신 나는 회사 밖에서 나를 드러내는 방법을 배웠다. 돌이켜보면 토스트아웃 워커클럽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시도라기보다 회사 밖으로 한 발 내딛는 연습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연습 덕분에 이후의 콘텐츠도 조금 덜 두려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나에게 토스트아웃 워커클럽은 결과보다 태도를 바꾼 경험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아주 담대한 첫 시도로 기억된다.
하이아웃풋클럽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정답을 찾는 시간이라기보다 답이 없어도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상태가 되는 시간이었다.
불안한 채로 시도해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는 감각, 성과가 없어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
그걸 몸으로 배운 것이 이 1년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완벽한 준비보다,
안전한 선택보다,
불안한 나를 그대로 꺼내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것.
그게 하이아웃풋클럽과 함께한 지난 1년 동안 내가 해본 가장 담대한 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