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요한 건, 나를 아는 일
얼마전 다녀온 하이아웃풋클럽 북토크에서 박소령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다른 일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도권을 쥐고 싶어서 창업을 했어요"
이 문장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기 위해 ‘주도권을 갖는다’
단순히 창업의 이유가 아니라, 나답게 일하기 위한 철학의 시작점 같았다.
나 역시 콘텐츠를 통해 누군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순간을 믿는다.
그래서 “콘텐츠가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에도 너무나 깊이 공감했다.
결국 나의 일도, 그 믿음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실험해보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방식으로 하기 위해.
소령님은 콘텐츠 스타트업 퍼블리를 창업 후, 커리어 플랫폼 커리어리를 운영하셨고,
10년간의 사업 여정을 담은 책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집필하셨다.
북토크 당일까지 정말 몰입하며 읽었던 책이다. 콘텐츠 업계에 있었다 보니 더 공감되는 내용도 있었고, 너무 솔직한 기록이라 더 몰입이 잘 되었다.
창업 도중 처절하고 간절한 순간 속에서 극복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어떤 순간은 책에서 끝까지 같이해준 사람 3명에 대해 적은 부분이 있다. 같이 일해준 동료들 덕분에 버틴 순간이 절반 이상이라고 생각. 대화를 하면서 많은 것들이 내면적으로 정리가 되었다
다른 순간들은, 감정인 것 같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오기도 있었고 어떤 순간에는 책임감이 발현되기도 했었고, 어떤 순간에는 남들과 저렇게 멋있게 회사를 만드는데, 나는 어느정도했는가 스스로를 더 다그친 적도 있었다
현재 소령님은 어떤 선택을 내리기 전 도움을 구하는 '조언자 그룹'을 두고 계신가요? 소령님 인생에서 귀인을 만난 이야기가 궁금해요.
20명 중에 대략 25% 해당하시는 분들은 인연이 10-15년 되는 사람들
나머지는 퍼블리 사업 하는 특수성 때문. 저자 분들을 모셔와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다보니 저자 분들 중에서 인연이 쌓이다가 밥먹고 이야기하다보니, '이 사람 나에게 너무 큰 도움되는 이야기를 해주시네' 생각하게 되었다
조언자라는 관계가 만들어질려면 뭐가 필요한것 같냐면 조언을 받고싶은 사람이 나라면 내가 먼저 저를 발가벗어야한다고 생각. 내가 먼저 제 자신을 바닥까지 내려놓고 내 상황이 어떻고 그러면, 그때 수용해주는 분이 있고 더 대화가 진전이 안될때도 있는데, 그럼 인연이 여기까지다 하면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진심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셨다
+조언자 그룹과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좋은인풋이 좋은아웃풋을 만든다. 질문을 잘못 가져가면 잘못된 답변을 받음. 겪고있는 상황 자체를 최대한 상세하게 말하는게 중요
좋은 사람이 있으면 인연을 만들기위해 노력함. 생각보다 팔로업하는 사람들은 없음. 거의 연락을 안함. 활짝 열려있는 기회가 있는데 안쓰는 분들이 참 많다 쓰시면 좋겠다
대표는 "도와주세요"를 잘해야한다고 생각. 자아를 깨지 않으면 안됨. 이걸 할수있는 분들이 빠르게 성장함. 요청하는건 나의 자유, 거절하는 건 상대방의 자유 - 준비가 안됐지만 민폐일수 있지만 일단 요청 수락하면 그 사람의 결정. 거절하면 그 사람의 자유 그러니까 뭐어때! 라는 마인드로 살아가세요
10년의 여정을 마친 박소령님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어떻게 내리고 계신가요?
오타쿠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커리어를 살아왔지만 성의와 열의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산업은 좁음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패션) 전혀 지루하지 않고 주말에도 계속 시간 써도 즐겁고 잠자는 아까운 일.
몇개 없는거에만 집중해도 짧기 때문에 다른 거에 욕심안내도 되겠다
“박소령님은 협소한 콘텐츠 오타쿠에 가까운 사람”
+소령님의 넥스트 스텝이 궁금합니다 여전히 콘텐츠가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으신지, 아예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해보고 싶으신지, 인생에서 창업을 또 해보고 싶으신지 등 작고 큰 생각들 모두 궁금합니다!
지금은 잘모르겠는데, 그래도 좋아하는 카테고리에서 일을 해야 올인할수있을거같아서, 콘텐츠일 가능성은 큰 것 같다
이 외에도 좋은 질문들이 정말 많았다. 담담하게 풀어내시는 이야기 속에서 인사이트가 가득했다. 특히나 와닿았던 인사이트를 몇개 공유해보자면,
<실패를 통과하는 일> 북토크에서 남은 인사이트
1. 콘텐츠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이다.
내가 좋다고 믿는 콘텐츠보다, 사람들이 읽고 변하는 콘텐츠가 진짜 좋은 콘텐츠다.
우리가 봤을 때 우리가 콘텐츠 퀄리티가 좋다고 해도 소비자가 별로라고 하면 별로인 것
반대로 우리가 별로인데, 자신없는데 해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호의적으로 리뷰해주시면 그게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
퀄리티 평가든 뭐든 유저가 하게 한다. 콘텐츠의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제일 좋은 건 우리도 그렇고 고객도 좋은거지만 내부에서 콘텐츠 만든시는 분들도 생산자의 자아를 많이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고객 만족을 위해 콘텐츠 만들자는게 골자니까
2. 끝이 정해졌을 때조차 근면성실하게 행동하는 것이 진짜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태도, 그게 결국 나를 증명한다.
근면성실이 유치원 때 부터 흔히 듣는 삶의 태도 중 하나인데, 어릴 때부터 근면성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배우는 이유는 반대로 지키기 어려워서다. 진짜 실행하기 어려워서다
'전 직장 퇴사 시 어떻게 행동했는가?' 끝이 정해져있을 때 그때도 근면성실하게 행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생각
퇴사일이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끝까지 잘 완수하는 분들이 좋아보였다. 가장 마음이 뜨기 쉽고, 대충하고 퇴사해도 걸릴 것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임감있게 완수하는 분들이 참 좋았다
그런 측면에서 같이 가고 싶은 사람도, 전직장 퇴사 시 마지막 순간이 어떠했는가를 레퍼런스 체크를 통해 알 수 있으면 되게 가능성이 높은 태도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생각했다
3. 결국 진짜 중요한 건, 나를 아는 것
내 몸에 맞는 옷을 고르자. 어떤 형태로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건 나다울 것
이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일의 형태는 계속 변한다. 결국 중요한 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나답게 살아지는가”이다.
누구와 일할 때 에너지가 나고, 어떤 리듬으로 일할 때 오랫동안 버틸 수 있으며, 어떤 카테고리에 있을 때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느끼는지.
이걸 아는 사람이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다. 그리고 결국 나다운 커리어를 만든다.
왕좌의게임을 인용해서 존 스노우에게 현자가 조언을 함 “절반은 너싫어해 너하고싶은대로해"
절반은 무조건 나를 싫어한다 생각하고, 인정하고 의사결정을 해야함
절반까지 안가면 좋은데, 절반은 그냥 내가 어떤 결정을 하던지 나를 싫어한다는걸 디폴트값으로 하고 의사결정을 하자
“이 책은 여러가지 책임감/기대감에 휩쓸려서,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경험에 대해서"쓴 책이다
이 북토크를 듣고 나서, 나는 더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콘텐츠를 사랑하고, 콘텐츠를 통해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사랑하며,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은 결국 하나.
나를 더 잘 아는 것. 나다운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협소해도 좋고, 느려도 좋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