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회사는 싫지만 일은 잘하고 싶다면

일타 사수의 업무력 노트

by 지영





정말 오랜만에 쓰는 책 리뷰다. 아무리 바빠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되거늘.. 이번에 읽은 '일타 사수의 업무력 노트'는 한창 회사 생활에 고민이 많을 무렵 읽기 시작한 책이라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됐다.


리뷰를 보면 사회 초년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고 하지만, 일잘러 저자의 회사 생활에 대한 모든 생각을 담아놓은 책이라, 일을 잘 하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강력 추천하는 책! 회사 생활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을 때 종종 이 글을 찾아보러 와야겠다.




Part1. 업무 기획 | 뻘짓으로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1. 컨설턴트의 직업병이라고 할 만큼 나는 모든 사안에 '문제가 뭐지?'라는 질문부터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으면 일을 시작하지 않는 습관이 생겼고, 그럼에도 빨리 일을 해야만 하는 경우에도 중간중간 '이 일이 무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인지'를 고민한다.


2. 문제해결능력이란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정확히 도출해 내는 역량이다. 그리고 문제해결능력의 시작은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문제를 명확히 정의할 수 있다면 뒤에 풀어나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3. 그렇다면 일잘러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 수많은 문제해결방법이 있지만, 가장 핵심은 Why를 여러 번 생각하는 것이다. Why를 생각하는 구체적인 실천 과제는 2단계가 있다.


4. [1단계] 업무 자체에 대한 Why를 생각해 보자. '이 일은 지금 왜 필요한가?',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가?'가 질문 콤보 세트다. Why를 생각하다 보면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Why에 대해 질문하는 것도 좋다. 사전에 질문하기 어렵다면 업무를 마친 후라도 내가 생각한 Why에 대해 팀장에게 확인해봐야 한다.


5. [2단계] 문제의 원인을 잘게 쪼개어 다시 한번 Why라고 질문해 보자.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제와 그 원인을 쪼개고, 또 쪼개고, 계속해서 쪼개나가야 한다.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추가로 분석해야 하는 부분과 대안이 달라진다. 일잘러들은 투와이가 몸에 배어 있어 짧은 시간 안에 문제와 원인 분석, 그리고 대략의 대안까지 생각해 낸다. 그러나 이 방법을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대안 도출은 어려우니 1단계부터 시도해 보자.


6. 투와이를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갖추면 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같은 일을 해도 결과물 보고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다. Why를 아는 사람은 내가 지금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왜 하고 있고, 무엇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안다.


7.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무엇을(What)→어떻게(How)→왜(Why) 순서로 생각하지만, 비범한 사람들은 왜(Why)→어떻게(How)→무엇을(What) 순서로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일잘러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습관을 조금씩 따라 해 보는 건 어렵지 않다.


8. 회사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말이 2가지가 있는데, '없습니다'와 '안 됩니다'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없지만, 이건 어떨까요?', '그건 안 되지만, 이렇게 해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다. 어차피 같은 말인데 이렇게 말해야 하는 이유는 회사의 모든 일은 '누군가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9. 회사 업무를 하다 보면 업무 지시자가 그 일의 최종 소비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내가 하는 업무의 최종 소비자가 누구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그의 니즈가 무엇인지에 따라 일의 방향이 달라지고, 그 목적에 따라 어떻게 보고해야 하는지 보고의 내용도 달라진다. '이 일은 누구를 위한 일인가요?', '어떤 목적인가요?' 이 2가지 질문이면 충분하다.


10. 일잘러들은 업무를 받을 때 먼저 배경을 물어본다. "상무님, 어떤 방향으로 채용 계획을 쓰는 것이 좋을까요? 경영진들의 생각이 있으실 것 같아서 한번 여쭤봅니다"라고 떠본다. 그러면 또 잘 대답해 준다. 만약 초반에 배경을 묻지 못했다면, 중간보고할 때라도 배경을 물어봐야 한다. 배경을 묻는 것은 타이밍이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11. 상사에게 배경을 물어보는 것은 '어떻게 답을 내면 될까요?'와 같은 의미다. 일잘러는 일에 숨겨진 배경의 힘을 잘 알고 있고, 그 배경 속에 '답정너'가 함께 숨어 있다는 것도 잘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배경을 파악해 빠르게 상대를 설득하는 자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에 대한 배경을 파악하는 데 조금만 힘을 들여보자. 이렇게 쉬운 지름길이 있는데 묻지 않을 이유는 없다. 상사에게 한 번 더 물어볼 용기를 갖춰보자.


12. 누군가의 보고서는 상사의 피드백을 받았지만, 민우의 보고서는 상사를 할 말 없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체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중간본이라 할지라도 보고할 때는 전체 틀을 대략적으로라도 잡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가 보여야 한다. 보고서에서 전체를 보여주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13. 첫째, 보고서의 전체 목차부터 세워야 한다. 사전 예고를 하지 않으면 길을 잃은 상사는 보고하는 중간에 '그래서 길이 어떻게 생겼냐'며 결론을 자꾸 묻거나,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14. 둘째, 결론이 포함된 세부 목차를 채워나가야 한다. 상사의 가장 큰 관심은 "그래서 뭐야"라는 결론(올해 프로모션 방향 및 실행안)과 그 결론까지 어떻게 다르게 됐는지다. '초안에서 어떻게 그 많은 것을 하지, 그걸 다 하면 완성본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잘러들은 이 과정이 습관화되어 있다. 그들은 결론까지 빠르게 닿기 위해 일할 때 시간을 잘 배분한다. 앞부분에서 시간과 노력을 너무 쏟지 않고, 모든 결론을 다 내기보다 앞부분의 리서치나 분석을 바탕으로 1~2개의 결론이라도 빠르게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5. 각 장의 소제목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용적인 구조가 정리되면 상사는 일의 앞부분부터 뒷부분까지 어떤 내용과 흐름을 가지고 가는지 파악할 수 있고, 대략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어서 현재의 방향이 맞는지 아닌지, 어떤 부분을 더 추가하고 덜어내면 좋을지 등을 피드백해 줄 것이다. 상사의 피드백은 결국 내가 끌어내는 것이다.


16. 일잘러는 절대 처음부터 100%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전체를 볼 수 있는 60%의 완성도 버전을 먼저 만들고, 이후 확정된 방향에 따라 나머지 40%를 채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을 주는 사람도, 일을 하는 사람도 그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무자도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일단 대략적으로 설계도를 그려보는 것이다.


17. 모든 직장인은 오늘도 좋은 보고서를 위해 애쓰지만, 사실 보고서를 잘 쓰는 방법은 정해져 있다. 바로 묶고(grouping), 쪼개고(break-down), 점검하기(MECE)다. 컨설팅 회사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구조화’라고 한다.


18. 첫째, 어떻게 묶어서 볼 것인가? 일을 덩어리를 묶는 이유는 단순화하기 위해서다. 많은 내용을 보고할수록 반드시 내용을 묶어서 표현해야 한다. 보고서를 완성하고 나면 스스로 질문해 보자. '내가 그루핑을 잘했나? 제대로 그루핑이 됐나?'


19. 둘째, 어떻게 쪼갤 것인가? 쪼개기는 보고서 내용이 뜬 구름잡지 않기 위한 구체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신제품 A의 판매량 증대 방안에 대한 쪼개기를 해보자. 신제품 판매량을 증대시키려면 파는 사람(영업사원)들이 잘 팔아야 하고, 물건을 파는 인프라(유통, 판매 채널)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파는 사람이 잘 팔 수 있을까? 많이 파는 것이 잘하는 걸까? 잘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할까? 이렇게 쪼개나가는 것이다.


20. 셋째, 점검은 MECE다. 내가 쓴 내용이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모였을 때 전체를 이루게 만들어졌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말이다. 보고서에 MECE가 잘 갖춰졌는지 알 방법은 초안 내용을 보면서 끊임없이 질문해 보는 것이다. A와 B 내용이 겹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지, A-1, A-2, A-3을 달성하면 A가 달성되는 것이 맞는지 하고 말이다. 질문하다 보면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보이게 된다.


21. 보고서는 가장 단순화된 형태로 작성되어야 내가 준비한 내용이 상사 또는 고객의 머릿속에 명확하게 꽂힌다. 꽂히는 보고서나 발표는 ‘단순 구조화’에서부터 나온다. 몇 날 며칠을 공들여 작성한 보고서를 다시 작성하는 일 없게, 묶고 쪼개고 점검해서 최대한 단순화시키자.




Part2. 시간 관리 | 내 페이스를 지키면서 일하려면



22. 일잘러들은 업무 계획 수립에 진심이다. 상사가 나를 못 믿는 이유 중 하나는 내 업무 계획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일 같은 일을 하는 경우 그 업무에 대해 상사와 매번 커뮤니케이션할 필요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다른 일을, 특히 상사가 특별히 지시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업무 계획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23. 내 업무 계획은 내 것이 아니다. 상사는 내가 언제까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대략이라도 알아야 한다. 상사가 지시한 그 일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 현재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알면, 그는 일단 안심한다. 여기서 핵심은 상사가 ‘업무 계획에 동의했는지’ 여부다.


24. 회사생활에서 메모는 필수 역량이다. 메모를 잘하는 직원은 대부분 본인의 업무에 책임감이 강하고, 자기만의 중심을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불확실한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좀 더 확실한 기록에 따라 자기주장을 펼치고, 상사의 기억 보존을 돕는다. 그래서 메모는 상사와의 신뢰의 발판이 되어주기도 한다.


25. 일잘러의 기본은 메모를 잘하는 것뿐 아니라 잘 활용하는 것까지다. 어떤 게 잘한 메모고, 어떻게 해야 메모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메모할 때 고민되는 4가지 궁금증을 통해 알아보자.


26. 궁금증 1. 메모 또는 회의록은 다 받아 적어야 할까, 핵심만 적어야 할까? 내용을 모를 때는 무조건 다 적어야 하고, 어느 정도 회의 내용을 알고 있을 때는 핵심만 적어도 된다. 회의 성격에 따라서도 다른데,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한 회의는 다 적는 것이 좋고, 결론만 알아도 된다고 판단되는 회의는 핵심 내용, 즉 결론만 적어도 된다.


27. 궁금증 2. 상사가 다 적지 말고 핵심만 적으라는데요? 팀 전체에 공유하는 회의록이나 제출용 서류라면 모든 내용을 적었더라도 핵심만 남기고 정리해야 한다. 주요 내용만 간단히 남기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밑줄이나 글씨를 진하게 하여 강조하고, 이후 추진(follow-up)이 필요한 건들은 별도로 표시해 두는 게 좋다. 보는 사람이 회의 내용의 결론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원 선까지 공유되는 회의록이거나 핵심을 잘 요약했는지 헷갈린다면, 선배에게 피드백을 받는 게 좋다. 몇 차례 피드백을 받게 되면 어느 정도까지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감이 생긴다.


28. 궁금증 3. 회의록 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일이 계속 밀려요! 회의록은 회의 시간에 최대한 다 쓰고, 이후에 정리할 때는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내용이 이해가 안 된다며 녹음한 회의 내용을 다시 다 들으면서 회의록만 3~4시간 쓰고 있는 직원이 있었다. 이는 회의 때 집중하지 않았다는 방증만 될 뿐이다. 회의록을 쓰거나 회의 내용을 메모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이니 회의 때 딴생각하지 말도록(다 보인다!).


29. 궁금증 4. 메모가 필요할 때 어떻게 빨리 찾죠? 회의록이나 메모를 다시 꺼내봐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회의의 날짜와 제목, 키워드 등을 파일 제목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노트 필기를 한 경우에도 이것만 잘 정리해 두면 메모를 다시 찾기 쉽다.


30. 같이 일하는 상사들이 많으면 내 스타일대로 중심을 잡고 일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나의 커리어를 위해 끊임없이 내 스타일을 찾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고, 덜 스트레스 받기 위해 내 업무 방식과 속도를 주변에 알리며 보고라인을 잡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하는 구도가 안정화되어 갈 것이다.


31. 조직에서는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을 '적응'이라고 부른다. 내 스타일을 주변 동료와 상사에게 인지시키고, 나도 회사나 상사의 스타일에 조금씩 맞춰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내가 중심이 잡히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닦달과 짜증에 흔들리고 넘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내 중심 잡기는 나뿐만 아니라나를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준다.


32. 적응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짧게는 한 달 또는 석 달, 길게는 여섯 달까지 걸리기도 한다. 그러니 너무 조바심 내지 말기를 바란다. 주니어나 신입사원 때가 아니더라도 이직해서 새로운 조직에 가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났을 때, 새로운 팀에 배정받았을 때도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은 늘 필요하니 말이다.




Part3. 커뮤니케이션 |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일하려면



33. 수많은 일 잘하는 법과 말 잘하는 법 책에서 공통으로 말하는 두괄식 보고의 본질은 ‘묻는 말에 정확히 답하는 것’이다. “했어?”라고 물어보면 “했습니다” 또는 “아직 못 했습니다”라고 답하면 되고, “결과 어때?”라고 물어보면 “좋습니다” 또는 “안 좋게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우선 간단히 결과부터 말하고 과정을 추가로 설명하는 게 좋다. 결과부터 말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을 들었기 때문에 다음 설명을 들을 준비가 된다.


34. 보고할 때는 결론부터 말하고, 그 결론이 나오게 된 근거는 뒷부분에 추가 설명해야 한다. 아무리 보고서가 결론1-근거1, 결론2-근거2, 결론3-근거3으로 정리됐다고 하더라도, 말로 전달할 때는 결론부터 말해야 한다. 팁을 하나 주자면 숫자를 사용해 상대방이 내가 몇 가지를 말할지 예상하게 하면 더 좋다. 만일 일을 다 못했다면, ① 나의 현재 진행 상황을 말하고, ② 아직 다 못했음을 정확히 전달함과 동시에, ③ 언제까지 보고 드리면 좋을지를 물어봐야 한다.


35. 아무리 좋은 내용의 보고라도 듣는 사람에게 잘 전달되지 않으면 실패한 보고가 된다. 긴 보고를 마쳤는데, 상사가 “그래서 우리 뭐 해야 하지?”라고 말했다면, 보고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나는 업무 내용을 보고할 때는 반드시 키워드에 밑줄 치고, 유사한 키워드들끼리 그루핑 해서 정리한다. 비대면 회의의 경우 집중력이 쉽게 떨어지므로 핵심 키워드로 정리하여 보고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키워드가 얼마나 잘 전달되느냐는 보고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36. 상사는 주니어의 말을 잘 안 들어준다. 그럴 경우 상사의 상사(예. 대표)를 소환하면 된다. 상사의 상사, 고객의 상사, 고객의 경쟁사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내 말에 청자가 집중하도록 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 실제로 효과 10,000%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37. 무엇보다 요즘 세대는 과거와 달리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나 역시 회사생활을 하는 내내 그랬다. 그렇다 보니 내가 실수한 행동에 대해 딱히 설명할 표현이 없다. 우리가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은 상사들은 직원들의 ‘잘못했습니다’라는 반성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직원들이 명확히 문제를 인지했고, 다음부터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듣고 싶은 것이며, 상호 정확한 문제 파악이 됐으니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빨리 찾고자 하는 것이다.


38. "제 업무에 실수가 있었으니 수정하겠습니다.” 이 말 하나면 끝난다. 그냥 “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한 번쯤 스스로 자각하고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 내가 실수한 경우: 수동 표현을 능동으로

(만든 자료의 데이터가 틀렸다면) 계산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

계산 과정에 실수가 있었습니다. 얼른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 나의 생각과 의견을 말할 때: ‘~같습니다’ 대신 ‘~습니다’로

(“오늘 회의 좋았나?”라며 의견을 물을 때) 좋았던 것 같습니다. (×)

네, 좋았습니다. 특히 시장 상황을 알게 됐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


39.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내 선에서 어디까지 결론지으면 될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건지' 정말 사소한 것부터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일과 관련된 질문은 업무 지시자(팀장), 그 일을 해본 선배, (그 일을 안 해봤지만) 일 잘하는 선배/동기 순이 가장 이상적이다.


40. 첫째, 일을 지시한 사람에게 직접 묻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핵심적인 질문 몇 개만 추려서 물어야 한다. 그리고 내 대안이나 생각을 가지고 '이게 맞을까요?' 또는 '저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혹시 다른 의견 있으실까요?' 하는 식으로 질문해야지 '이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은 좋지 않다. 질문 타이밍을 잡는 방법은 팀장이 자리에 있고 다른 회의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 "팀장님, 그때 주신 업무에 대해 딱 5분만 시간 내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몇 가지만 여쭤볼 게 있어서요." 이렇게 딱 5분만 요청한다.


41. 둘째, 그 일을 해본 선배다. 선배에게 질문하는 방식은 팀장에게 질문하는 방식과는 좀 달라야 한다. 일단, 핵심 질문들을 몇 개 추려서 가지고 가는 것은 동일하다. 여기에 대화를 시작할 때 이 일을 맡고 보니 느낀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그걸 잘해온 선배에 대한 대단함을 표현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김 과장에게 도움을 받은 후에 추후 일의 결과물을 팀장에게 보고할 때 김 과장이 도와줬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그와 공을 공유하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가 준비한 일의 결과에 대해 공신력을 높여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42. 누구에게 질문해야 하는지,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는 회사생활 10년 이상 된 사람들도 어려워하는 문제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잘 모르겠을 때는 혼자 해서 욕먹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누구에게라도 물어보는 것이 결과물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래도 욕먹을 수 있고 저래도 욕먹을 수 있으니, 물어보고 욕먹는 것이 조금이라도 낫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Part4. 업무 기술 | 내 노력이 헛수고가 되지 않으려면



43. 나는 일을 받으면 초반에 참고자료를 찾고 읽어내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일을 할 때 뭐라도 조금이라도 알아야 감을 찾는 스타일이라 이럴 때는 마음을 비우고 참고자료를 보는 데 2~3시간 이상을 할애한다. 여기에서 참고자료는 단순한 신문기사다 보고서 등의 참고가 되는 자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시받은 일과 유사한 과거 산출물을 의미한다.


44. 그렇다면 어떤 참고자료를 찾아야 할까? 먼저, 내가 받은 업무와 주제나 목적이 비슷한 자료를 찾으면 된다. ‘A 사업장 리스크 검토 보고서’를 써보라고 했으니 ‘리스크 검토’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자. 비슷한 다른 사업장 리스크 검토 보고서가 있다면 가장 좋고, 그게 아니라면 특정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리스크 검토 보고서라도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


45. 그리고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업무 지시자(여기서는 선배)가 쓴 자료, 또는 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쓴 자료다. 팀 내에서 어떤 스타일의 보고서가 잘 쓴 보고서로 평가받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이 어떤 구성과 흐름으로 자료를 작성하는지 꼼꼼하게 분석해 보자.


46. 참고자료를 봐야 하는 이유는 회사에서 또는 부서에서 익숙한 포맷과 구성을 찾기 위함이고, 이것은 분명히 힘이 있다. 내가 그 회사에 입사하기 훨씬 전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회사 내에 존재해 왔고, 임원들이나 회사 사람들 모두가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구성과 형태로 작성되어 왔다.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새로운 일을 받은 초반에는 그 익숙함을 따라 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47. 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가장 먼저 상사가 했던 프로젝트 보고서를 찾아본다. 그가 생각하는 잘 쓴 보고서가 무엇인지 일일이 뜯어보기 위함이다. 주제 문장을 쓰는 방식부터 내용의 흐름, 어떤 모양의 차트를 좋아하고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까지 최대한 똑같이 따라 한다. 그러면 비슷한 결과를 자료화하더라도 상사가 익숙한 형태로 작성한 내 자료와 본인만의 스타일로 작성한 동료의 자료는 늘 다른 평가를 받았다. 상사는 내 보고서를 훨씬 집중해서 봤고 잘 이해했지만, 동료의 보고서는 번번이 까이기 십상이었다.


48. 사람은 변화에 늘 저항하기 마련이고, 내가 알던 것과 다른 어떤 형태에 직면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기 시작한다. 상사도 똑같다. 익숙한 자료 패턴과 다른 패턴의 자료를 보면 ‘뭔가 좀 이상한데’라는 생각부터 든다. 내용 구성이나 결론을 내는 방식 등이 평소에 보던 자료와 비슷하고 익숙하면, 일단 마음이 편하고 내용을 따라가기 쉬워 이해도 쉽다. 설사 내용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포맷이 익숙하면 중간은 가는 것이다.


49. 꽤 많은 일잘러들은 조직의 방식을 빠르게 학습하고, 그것을 자기화하는 역량이 더 뛰어나다. 보기에는 단순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 것 같지만, 이를 통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빠르게 판단하고 그것을 자기화하여 ‘내 자료’로 녹여낸다. 그렇게 경력이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면 복사 붙여넣기의 비중은 적어지고, 이를 자기화한 자신만의 스타일이 갖게 되는 것이다.


50. 일잘러들의 습관 중 하나는 무슨 일을 하든 ‘그래서 우리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일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을 하든, 리서치를 하든, 벤치마킹을 하든, 보고서를 쓰든 ‘그래서 어떻게 하지?So What?’라는 생각의 중심이 잡혀 있다. 놀랍게도 이러한 사고방식은 임원들이 사고하는 법과 유사하다.


51. 무슨 일이든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도 있지만 꼭 해야 하는 일들은 습관을 들여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걸 우리 회사도 해야 할까? 왜 해야 하지?(하면 뭐가 좋지?) 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혹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나?' 식으로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어보자. 그리고 그 생각을 정리해서 나만의 한 줌을 추가해 보자.


52. 실제 일잘러들은 업무를 '한 방'에 처리하지 않는다. 그들은 일을 할 때 단계적으로 처리한다. 여기서는 일잘러들이 주로 사용하는 '3단계 피드백 받기'를 소개해보겠다. 월요일에 상사가 업무를 지시했고, 금요일까지 일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가정해보자.


53. 1단계. 빠른 시일 내에 상사의 머릿속 그림을 확인하라. 일은 일을 받는 초반 몇 시간이 가장 고통스럽고 어렵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내가 지금 일을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초반 단계에서는 많은 리서치와 참고자료를 찾고 분석하고 고민하며 업무 방향과 예상 결과를 스케치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정말 확신이 안 설 때면 1안, 2안, 3안까지도 만든 적 있었다. 월요일 아침에 일을 받았다면, 빠르면 월요일 퇴근 전에 또는 화요일 오전까지는 이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54. 2단계. 내가 구체화하고 있는 결과가 맞는지 중간 점검을 하라. 어느 정도 깊이로 리서치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 등 조사를 하다 보면 다양한 경우가 발생한다. 이럴 때는 내가 하고 있는 부분까지 정리한 중간본을 들고 상사를 찾아가야 한다. 이때 궁금한 점들은 따로 정리해 상사의 의견을 분명히 들어보는 게 좋다. 이 작업은 적어도 수요일 퇴근 전까지 해야 상사의 의견을 정리해서 보고서에 반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55. 3단계. 최종 제출 시 결과물을 설명하면서 추가로 고민됐던 부분을 언급하라. 절대로 '완료본입니다. 감사합니다. 끝!' 하고 메일을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내가 어떤 관점으로 이 작업을 했고, 어떤 결과가 대략 나왔으며, 하다 보니 이런 추가적인 고민이 있었다는 정도로 최소한의 내용만 전달하면 된다. 명심하라. 완료본이 아니라 작업본이다.


56. 일잘러들은 하나의 완성도 있는 안(1안)으로 청자(상사 또는 고객)를 안심시켜주고, 새로운 관점(2안, 3안)을 제시하여 그들이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보고서 구조의 경우 배경부터 순차적으로 구성하여 이해를 쉽게 하는 1안(논의 배경-검토 결과-대안), 결론부터 사이다처럼 제시하는 2안(검토 결과 및 대안을 먼저 제시하고, 별첨 자료로 논의 배경과 유관부서의 입장, 회의록 등을 첨부)으로 준비할 수 있다. 관점에 따라 달리 구성하는 경우에는 시간의 흐름대로 구성하는 1안(출근 후-업무 시간-퇴근 후 시간)과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구성하는 2안(사업 개발-제안-수주-계약) 등의 방식이 될 수도 있다.




Part5. 인간관계 | 힘들지만 나를 위해 버텨보려면



57. 너무 힘들어서 지금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지금을 피한다고 해도 위기는 어딜 가든 찾아온다고. 특히 요즘 신입사원의 이직률이 높은데 조금만 더 버텨서 최소 2년은 채워봤으면 한다. 그래야 성장하면서 이직할 수 있다. 2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자꾸 이직하게 되면 배우는 것 없이 오히려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58. 경력직으로 이직할 때는 그 분야에 경력과 전문성이 쌓여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절대적인 근무 연한이 필요하다. 보통 ‘나 이 일 좀 했어요’라고 말하려면 그 분야에서 최소 2~3년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일이 힘들어 사표를 던지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자. 지금의 시간은 더 좋은 곳으로,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위한 시간이라고. 일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경력을 쌓는 시간이라고. 사실 2년만 버티면, 2년이 3년이 되고, 3년이 5년이 되는 시간은 좀 더 쉽다.


59. 위기의 상황이 왔을 때 ‘잘 버텨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고, 지혜고, 능력이다. 회사생활은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마주하게 될 위기의 순간들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60. 성과평가 S나 A등급을 받는 친구들은 어떻게 일한 만큼 성과를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걸까? 열심히 하는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된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다음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점검해보자.


(1) 내가 올해 맡았던 업무가 우리 부서의 루틴한 업무인가? 팀 입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하나라도 했는가?

(2) 내가 했던 ‘일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였나? 내가 만든 보고서를 상사가 거의 재작업하지는 않았나?

(3) 상사가 ‘나의 업적’을 인지하고 있는가? 혹시 임원이 나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61. 일잘러들이 ‘일을 잘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그렇게 상사들에게 잘 어필되는 걸까? 지금부터 ‘성과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한 3가지 비법’을 소개하겠다. 첫째, (1년에 한 번이라도) 부서의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중요한 일의 기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보통은 높은 직급의 임원들이 관여되어 있고, 그들에게 보고가 되어야 하는 일인 경우가 많다. 가급적이면 그 중요한 일이 ‘새로운 일’이면 좋다. 항상 해오던 업무라 아무리 열심히 해서 문제없이 일을 처리한다고 해도 그 성과를 크게 인정받기 어렵다.


62. 그러니 새로운 변화를 위한 TF팀이나 경영진에게 직접 보고하는 과제의 기회가 있다면, 먼저 손을 들고 참여하자. 실무 책임자로 참여하면 좋지만, 팀원으로도 괜찮다. 어떻게든 발을 걸치는 게 중요하다. 기존 일도 많은데, 새로운 일까지 어떻게 하지 싶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나서지 않지만, 일단 일을 시작하고 나면, 기존 일들은 어떻게든 정리되어 굴러가기 마련이다. 기존 일과 새로운 일을 함께 하다가 너무 힘들면 팀장에게 이야기해서 업무를 조율하면 된다.


63. 일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새로운 일에 절대 먼저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시 나도 새로운 일 앞에 내 일이 아니라며 뒤돌아 서 있지는 않았는지, 괜히 일만 더 많아질 뿐이라며 주어진 일만 죽어라 열심히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자. 만년 B등급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64. 둘째, (중요한 일을 맡았다면)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 “저는 완성도 있게 일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B를 받을까요?”라고 반문한다면, 본인의 결과물이 어느 정도 수정되어 최종 보고가 되는지 냉정하게 돌아보자. 일잘러들의 결과물은 초안의 틀(구조)이나 핵심 내용에 상사의 의견이 일부 반영되어 완성된다. 이는 일잘러들의 초안이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초안을 작성할 때 팀장이나 상사와 함께 논의해가며 작업하기 때문에 상사와 방향이 달라 결과물을 뒤집거나 재작업해야 하는 일이 거의 없다.


65. 일을 못하는 사람들은 혼자 낑낑대며 초안을 만든다. 다행인지 아닌지 열에 하나 정도는 상사와 방향이 맞아 통과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완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잡아 오거나 수정해오라고 했는데도 상사의 방향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본인 생각대로 수정한다. 이럴 경우 상사는 포기하고 ‘그냥 나한테 주세요’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열심히 일했어도 결국 상사가 일한 꼴이 된다. 이것은 본인의 성과가 아니다. 나의 노력이 나의 성과로 이어지려면 상사를 괴롭혀서라도 여러 번 피드백을 받아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팀원 모두가 ‘그 일은 당신이 거의 다했지’ 하고 나의 성과로 인지한다.


66. 셋째, 나의 존재감을 어필해야 한다. 상사에게는 관리해야 할 직원들이 많고, 그 직원들은 모두 다른 업무를 한다. 그렇다 보니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상사의 머릿속에 기억 남는 사람은 개중에 그래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아니면 상사가 개인적으로 관심 있어 한 직원이거나. 만약 내가 둘 중 하나에도 속하지 않는다면, 일하는 중간중간에 ‘저 여기 있어요! 저 이런 일 하고 있어요!’라고 계속 알려줘야 한다.


67. 팀장이야 나를 당연히 알겠지만 부서 임원이 내 이름조차 모른다면, 또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면, 절대 A등급 리그에 진출할 수 없다. 기껏 해봐야 B 이하다. 평가는 팀장이 하더라도 결과를 결정하는 일에는 임원도 의사결정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년에는 우리 부서 임원에게 먼저 인사해보자. 인사만 잘해도 사회생활의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뻔한 말이 아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68. 임원이라고 하면 신입사원과는 엮일 일 없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오며 가며 마주칠 일이 더러 생긴다. 인사 하나로 임원이 내 얼굴을 익히고 나의 팀과 나의 일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보다 거저먹는 일이 있을까. 적어도 내가 한 일을 윗사람이 알 수 있도록, 성과평가를 할 때 내 업적이 과소평가되거나 누락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69. 누군가 “회사에 적응했어?”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포지셔닝을 잘했는지를 묻는 것이다. 포지셔닝은 마케팅 분야에서 중요한 단어지만, 제품이나 서비스를 마케팅할 때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어느 조직에서든 포지셔닝을 잘해야 한다.


70. 조직으로 보면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에 ‘나’라는 사람이 이런 일을 하고 있고, 이런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경력직도 새로운 조직이나 회사로 옮겼다면 포지셔닝을 꼭 해야 한다. 만약 포지셔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첫째는 내가 잘 못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내가 잘하는 일이 나에게 오지 않아서다.


71. 업무적으로 포지셔닝할 때는 2가지만 이해하면 된다. 첫째, 맡을 일에 대해서는 기본은 해야 한다. 내가 잘 못하는 일이라도 일단 맡은 이상 기본만큼은 해내야 한다. 하기 싫고 못 하겠다는 불평 불만만 가지고 대충 하면 나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기본 역량도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조직은 이런 사람에게 새로운 일을 절대 주지 않는다.


72. 잘하려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 잘하지 못하는 영역의 일을 맡았다면, 기본 또는 기본보다 조금 높은 수준만 욕심내면 된다. 아무도 나에게 최상의 퀄리티를 기대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선배에게 묻고 동료들에게 물어가면서 기본 정도만 해보자.


73. 둘째, 잘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기회를 잡고 해내면 된다. 첫 번째 단계를 어느 정도 해냈다고 생각한다면, 1차 포지셔닝 성공이다. 이제 확실한 포지셔닝을 할 차례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업무에 손을 들어라. 처음부터 엄청난 일을 맡는 것보다 작은 일, 난이도가 높지 않은 일이라도 내가 완성도 있게 할 수 있는 일을 맡아라.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차근차근 일을 완성도 있게 해내면서 자신감을 쌓고 확대해가는 것이 좋다. 팀에서 다른 사람보다 내가 특히 잘할 수 있는 일이면 더 좋다.


74. tvN 드라마 〈미생〉에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란 없다”라는 명대사가 있다. 조직 내에서 쓸모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아직 쓸모 있는 자리를 못 찾은 것일 뿐. 나의 쓸모는 누가 대신 만들어주진 않는다. 스스로 찾고 증명해가며 포지셔닝해야 한다. 그렇게 나만의 영역이 생기고 인정받기 시작하면, 업무도 재미있어지고 좋은 평가는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feat. 일본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