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지 Jan 30. 2024

외롭지만 사람 만나기는 귀찮아

바람이 불면 부는구나, 불지 않으면 조용하구나... 하듯이

가끔 미친 듯이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는데 이럴 때면 나로서는 너무 곤란해진다.

외로움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그렇다고 사람을 만나기는 싫고,

또 생각해 보면 사람을 만난다고 외로움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만남은 끝나고 다시 혼자가 될 테니.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 나는 이 굴례에 갇혀버린다.


"대체, 그래서, 뭐 어쩌고 싶은 건데?"


몇 번 씩이고 물어도 답이 보이지 않을 때쯤

궁금한 게 있으면 찾아가는 법상스님이 떠올랐다.


외로움은 단지 그 느낌이 왔다는 걸 인지해주고 느껴주기만 하면 된다는 게 스님의 답변이었다.

어떻게 보면 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싫어 계속 도망치고 싶어서 '어떻게든'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은 그 감정을 회피하기 위함이었다.


외로운 감정을 그저 있는 대로 느껴보았다.

느껴보니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었다.

그 감정이 나를 잡아먹거나, 헤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피하려고 했을까?


'외로움이라는 느낌이 왔구나.'

하고 초연하게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바람이 불면 부는구나, 불지 않으면 조용하구나... 하듯이.

세상을 바라보는 모든 일에 그렇게 초연한 마음을 가지면 되는 거였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작가의 이전글 자신의 멋짐을 아는 사람이 멋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