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첫 꿈, 26년 메시지

즐겁게만 살자. 굳이 심각해질 필요 없다

by 오지

꿈에서 나는 재수생이었다.

우울증에 걸린 재수생.


홀어머니 아래서 재수를 하다 보니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 없고, 마음속 부담감이 마음을 짓눌렀나 보다.

우울에 허덕이면서, 공부는 해야 하는데 공부는 손에 잡히지도 않고, 알 수 없는 우울함에서 나오지를 못해 너무나도 힘겨웠다.

책상 앞에 쪼그린 채로 문제지를 바라보고 있다. 그 문제지와 책상이 흑빛의 소용돌이처럼 보였다.

일단 모든 게 흑빛이었다. 쪼그려 앉아있는 나도, 그 주위를 둘러싼 배경도 암흑이었다.



전환되는 장면.

허니제이가 나왔다.

허니제이와 같이 유명인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었다.

그녀는 세계여행을 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한다.

내가 생각했던 그녀의 이미지보다 그녀는 더 지혜롭고, 용기 있는 여자였다.

세계일주를 하며 그 나라에 맞게 스타일링을 하고, 남자들과도 대차게 싸워보고, 연인을 만나 찐하게 사랑도 해보고.

나도 세계일주를 했지만, 그녀만큼 더 대차게 즐기지 못한 것이 좀 후회되었다.


그래, 더 과감하게, 재밌게 놀았어야 했는데.

더 즐기고, 위험해도 더 크게 해봤어야 했는데.



다시 수험생으로 돌아가.

재수생이었던 내가 갑자기 각성한다.


현재(실제 현실) 나는 치위생사다.

치위생사라는 직업이 너무 지루하고, 창의적이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아 다른 일을 해보려도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번번히 다시 치위생사로 돌아왔다.

최근에 사주와 인도 점성술로 내가 왜 치위생사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인지 AI 에게 물어봤다.

지어냈을지도, 신빈성이 떨어지는 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 설명이 좀 납득 되었다.

치위생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구조. 결국 삶은 나를 치위생사로 계속 안내했다.

왜냐면 그게 나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


치과위생과를 들어간건 진짜 우연한 일이었다. 공학도를 꿈꾸던 내가 수능이 끝나고 원서를 넣기 전 우연한 기회에 치과위생과 선배들을 만났다.

그게 너무 멋져보여서 들어갔다.


꿈 속 재수생은

그 기억을 회상했다.


내가 뭘 하지 않아도, 혹은 뭘 했어도 치위생이라는 분야로 갔듯이, 삶이 내 인생을 알아서 안내해준다는 것.


그래서 굳이 우울하게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


뭘 하든, 뭘 하지 않든, 결국 삶은 나에게 필요한 걸 안내해주고, 나는 우연처럼, 하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길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


그러니 우울하게 있을 필요 없다. 그냥 즐겁게만 살면된다.

굳이 심각해질 필요 없다.


하려고 해도 안되는 게 있고,

안하려고 해도 되는 게 있다.


흑색빛이었던 배경이 갑자기 알록달록한 색으로 입혀졌다.

구름이 잔뜩 끼어 흐린 꿈이 갑자기 햇빛이 낭낭하게 새겨든 꿈으로 바뀌었다.


우울하던 재수생 지윤이는 그냥 갑자기 살아났다.

그리고 퇴근하고 온 엄마 손에 있던 장바구니를 반겨 들었다.




실제로 나는 트라우마? 죄책감? 을 항상 갖고 다녔다.

수험생 시절 공부가 지독하게도 싫어서 도피로 잠을 엄청 잤다.

최고로 많이 잔게 23시간.


초중고 포함해서 공부가 그렇게 하기 싫었던 건 처음이었다.

압박이 너무 심했던 것 같은데, 문제지만 쳐다봐도 마음이 쿵 내려 앉았따.

깨어있는게 싫었다.

깨어있는 시간 = 공부 라고 생각했으니까.


성인이 되서도 그때를 떠올리며 자책을 많이 했다.

그때 잠 자지 말고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공부해서 더 좋은 대학교, 더 좋은 과에 갔어야 했는데!!!!!!!


최근에 그 자책감이 나를 짓누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수능공부로 힘들었던 지윤이를 십년동안 따라다니며 나무랏던 것 …..

굳이 그럴필요 있을까 싶었다.

공부가 하기 싫어서 잠을 잤던 것 뿐이다.

그때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던 것, 큰 압박감이었던 것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굳이 그걸 뭐라고 할 일인가 싶었다.


그때의 무의식이 풀려나서 인건가.

그때의 나를 진심으로 용서한건가.

이런 꿈을 꾸다니 희안하다.


꿈처럼 수험생 지윤이도 일찍이 깨달았다면,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보냈을텐데 싶다.

그게 아쉽고 미안하다.

너무너무 미안하다.

죄책감에 짓눌리게 만든 수험생 지윤이가 가졌을 부담감에.


어쨋든 앞으로라도 그렇게 살면 된다.

더 열심히 놀고, 더 재밌게 놀고, 더 즐겁게 살면 된다!

더 즐겁게 살아서 매 순간을 길고양이처럼 살면 된다!

신기하게 세상을 보고, 행복하게 불행에 맞서면 된다!


그냥 가볍게. 그리고 굳이 심각하지 않게.

작가의 이전글아기는 불안하면 울지만, 어른은 불안하면 미래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