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한 삶

by 오지


방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양말, 옷, 택배비닐, 책, 뽁뽁이, 방석 등등 사방을 보고있자니 이걸 언제 치우나 싶다. 마음이 뒤숭숭해져가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떠올랐다 사라진다. 이게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느끼는 기분일까.


지저분하게 삶을 채우는 요소들이 마치 방안에 널부러진 자잘구레한 잡동사니같다. 치워도 치워도 정갈하지 않은 느낌. 치워야 하는데 하고 보고만 있는 귀찮음. 누군가가 대신 해결해주면 좋겠다 싶은 무책임함. 차라리 여기서 모든걸 버려버리고 재시작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아까움. 이 가난한 마음은 계속해서 마음 속 부채를 쌓기만 하는 것 같다.


이 부채는 다시 복제되고 더 큰 덩어리로 굴러온다. 굴러온 검은 덩어리. 이 덩어리는 너무 커서 깔려죽겠구나 하고 체념하면 체념했지 피할 생각을 못한다. 어쩌면 피할 의지조차 없는지도 모른다. 그냥 깔려버리면 모든 것이 끝나겠지. 굴러간 덩어리는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테니까. 그냥 꼭 눈을 감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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