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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Jay Aug 02. 2020

영어 글쓰기, 영어 일기로 시작해보자

영어 글쓰기는 영작이 아니라 생각의 흐름을 영어로 표현하는 것

 외국 항공사 승무원 면접을 준비하던 시절, 나를 가장 괴롭힌 것 중 하나는 바로 '영어 에세이' 였다. 영어 작문 실력 뿐만 아니라 에세이를 잘 쓰려면 영어로 논리적인 생각을 잘 풀어내는 스킬이 필요했다. 회화와 영작을 한 번에 잡는 공부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내게 어느 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영어 일기 쓰기였다. 하지만, 영작 실력이 썩 좋지 않았던 나는 사실 걱정도 되었다.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것도 힘든데, 영어로 일기를 써야 한다니. 


 “‘어떻게 쓸까’가 아니라 ‘어쨌든 쓴다’라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작가 ‘모리 히로시’는 그의 저서 <작가의 수지>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의 말처럼 나는 ‘영어로 일기를 쓴다’라는 사실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도 글을 쓴다고 해도 처음은 늘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그럼, 영어 일기는 어떻게 쓰면 되는 걸까?


<Who Moved My Cheese?> 필사 및 영작 노트


첫 번째, 소소한 일상이나 요즘 관심사를 주제로 써보자.

 Today is Christmas Eve. How long have I waited to celebrate this day with my friends? We visited a famous Italian restaurant where I made a reservation one month ago. We were seated at the table with the beautiful view. The food we ordered was so great even though the price was high. Other than that, everything was perfect today.

 크리스마스이브 때 써놓았던 일기이다. 친구들과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는 내용이다. 이런 식으로 그날 하루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써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만약 일기에 쓸 내용이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말할 거리가 없을 때는 요즘 내가 관심 있는 것에 대해 써보면 된다. 책, 영화, 드라마, 새로운 취미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좋아하는 주제 아무거나 고르기만 하면 된다. 

 ‘묘사하기’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점심을 먹었던 장소를 묘사한다거나 주로 공부하는 장소를 묘사하는 것이다. 혹은 어떤 물건을 묘사해도 된다.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주제로 삼아서 꾸준히 쓰면 된다. 



 두 번째, 영어 원서나 신문 기사 등 다양한 글을 필사한다.

 필사를 통해서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 있다. 다음은 <Jonathan Livingston Seagull>에 나온 글이다. 

  Freedom is the very nature of his being, that whatever stands against that freedom must be set aside. 자유는 존재의 본성이다. 그 자유를 막아서는 것은 무엇이든 무시해야 한다.

나는 ‘자유는 존재의 본성’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닿아서 일기장에 필사했다. 문장을 하나씩 꼭꼭 씹어먹는다는 느낌으로 문장 구조를 분석하면서 옮겨적었다. ‘막아서다’를 ‘stand against’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표현을 활용해서 나만의 문장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What should I do if I found what stands against my freedom?” 

 ‘stand against’를 넣어서 질문을 만들고 그에 대한 답도 영어로 작성해볼 수 있었다. 



세 번째, 단어장에 정리해 둔 새로운 표현이나 어휘를 활용해서 글을 쓴다.

  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법이 지루해지면 내 개인 단어장에 써둔 어휘를 이용해서 글을 써보곤 했다. 

(단어장 정리법에 대해서는 추후에 포스팅 할 예정이다.)

한번은 ‘embrace 포용하다’와 ‘unveil 발표하다’라는 어휘를 이용해 문장을 만든 적이 있다. 그리고 일기장에 그대로 적었다. 

 

‘Meditation is a part of the popular culture which is now fully embraced by people in the world. 명상은 전 세계 사람들이 인정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Samsung unveiled its plan to work with one of the world’s leading IT corporation. 삼성은 세계적인 IT 그룹 중 한 곳과 협력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위의 두 문장은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다. 그뿐만 아니라 두 번째 문장은 사실에 근거한 내용도 아니다. 그저 단어를 써먹기 위해 내가 만든 문장일 뿐이다. 나만의 문장을 만들어 일기를 쓸 때는 사실인지 아닌지 따질 필요 없다. 행여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도 괜찮다. 쓰고 싶은 대로 쓰면 된다. 



네 번째, 영화나 책, 드라마 등 감상평을 써본다.

 I’ve recently read ‘Black flower’ written by KIM Young Ha. The story of ‘Black flower’ was about Korean history and telling the Korean people who moved to Mexico 120 years ago. As I am really interested in history, I was fascinated by the story.

 김영하 작가의 소설 <검은 꽃>을 읽고 쓴 나의 감상평이다. 감명 깊게 본 작품이 어떤 장르인지, 왜 인상 깊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써보았다. 여건이 된다면 내용 줄거리를 요약해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사건과 인물을 묘사하면서 다양한 영어 시제와 영문법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어휘나 문법은 책을 찾으면서 쓰면 된다. 호기심을 갖고 공부를 하는 것이기에 재미가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감상평이라고 해서 장황하게 쓸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단 한 문장이라도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한 문장, 두 문장 차근차근 영어 감상평을 써나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일기를 썼는데, 문법적으로 실수를 한 부분이 있으면 어떡하죠?"

 "문법에 어긋나거나 문맥이 맞지 않는 어휘를 썼으면 어떡하나요?"

 영어로 일기를 쓰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자신이 쓴 글이 얼마나 정확한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물론 정확하게 쓰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처음 영어를 접해보거나 이제 막 영어 일기를 쓰기 시작한 분들이라면 매번 문법적인 정확성 판단을 위해 첨삭을 받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나 이만큼이나 틀렸어'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나 이만큼이나 영어로 글을 썼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칭찬해주는 단계가 꼭 필요하다. 

 

 어느 정도 영어 일기쓰기가 익숙해지고, 영어로 글쓰는 것에 대한 자신감도 충분히 얻은 경우라면 문법적인 첨삭을 받는 것이 도움된다. 원어민 친구가 있거나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면 직접 첨삭을 의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약 그럴 여유가 안 된다면 MS워드의 ‘문법 체크’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이 기능은 명사를 지칭하는 대명사의 단수, 복수 형태를 정확하게 고쳐준다. MS워드 ‘문법 체크’ 기능 말고도 원어민 교정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에디켓 ediket.com’ 혹은 ‘채팅캣 (chattincat.com) 등이 있다. 


 영어로 글을 잘 쓰려면 어휘나 영문법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생각의 흐름에 맞게 글을 써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다. 내게 영어 일기 쓰기는 영작과 회화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영어 일기 쓰기에는 이래라저래라 식의 규칙은 없다. 내가 규칙을 만들면 된다. 그 어떤 것이 주제가 되어도 상관없다. 내용이 거창할 필요도 없다. 분량이 짧아도 괜찮다. 한두 문장이라도 영어로 쓴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 펜과 노트 한 권만 있으면 된다. 영어회화 실력과 작문 능력을 동시에 키워 줄 수 있는 영어 일기 쓰기. 지금 당장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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