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이유

4년차 홈스쿨링 가정

by 쨈빵





2018년 2월,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 통지를 받았다.

아이를 입학시킬 생각이 없다고 하자, 전화기 너머의 학교 직원분은 당혹스러워하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저희 학교 개교 이래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요. 행정적으로 처리할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며칠 후에 아이와 함께 학교에 방문했다. 학부모가 되어서 초등학교에 가보는 건 처음이라 긴장이 되었지만, 아이가 눈치채지 않도록 느긋하게 굴었다. 첫째가 입학 통지를 받았을 때는 '대안학교 진학'으로 처리되어 이런 과정이 없었다.


개학 전이라, 학교는 조용했다. 행정실에는 몇 분의 선생님들이 계셨다. *<입학유예신청서>와 <학습계획서>를 받아들고 뭐라고 쓰면 되나 한참 생각을 했다. 나도 처음이지만 거기 계신 분들도 처음이라, 물어보기도 뭐했다. 정중하고 솔직한 문장으로 문서의 여백을 채웠다.


* 입학유예신청서 : 입학통지를 받은 아이의 입학을 미루겠다는 내용의 신청서. 보호자 정보와 유예사유를 기록

* 학습계획서 : 가정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학습지도를 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기록


다음 해에는 연년생 셋째가 입학 통지를 받았고, 학교에 가서 같은 절차를 밟았다. 그다음 해에는 두 아이를 다 데리고 가서 똑같이 해야 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인지 학교에서 아무 연락이 없다.)


우리 부부가 홈스쿨링을 선택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우리(부부와 아이들)에게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 시기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할지 모르겠으나, 우리의 마음은 진심 그러했다.

이 결정은 부부의 합의에 아이들의 동의가 더해져 완성되었다. 학교생활을 부정적으로 말하거나, 홈스쿨링을 환상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세 아이 모두 기관에 보내지 않고 100% 집에서 케어해 본 건, 셋째가 태어났을 무렵 1년 정도뿐이다. 이전 몇 년 동안 아이들을 대안학교(대안유치원)에 보냈었다. 그러니, 우리에게 홈스쿨링과 학교 중에 어떤 것이 더 좋을지는 나도 알 수가 없었다.


아이들에게 학교와 홈스쿨링의 장단점을 반복해서 설명해줬고, 생각할 시간을 두 달 (겨울방학 기간) 정도 주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안 다녀도 된다는 말 자체를 신나게 생각했다. 세 녀석 나름대로 이런 저런 고민을 했고, 궁금한 것들을 많이 물어왔다. 홈스쿨링을 하다가 영 아닌 것 같으면 학교에 가면 된다는 여지가 있어서인지 아이들은 편하게 마음을 정했다. 학교에 다니다가 홈스쿨링으로 전환하는 케이스를 본 적이 있는데,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그래서 학교에 다녀보고 선택할 수는 없었다.


대안학교를 그만둔 이유는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 등하교 픽업이 너무 고단했기 때문이다 (왕복 1시간 30분, 1일 2회). 건강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좋은 학교였다. 나는 학교의 제안으로 교사로 일을 했고, 덕분에 학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많이 매이게 되었다. 교회에서의 내 역할도 있기 때문에, 나에게 과부하가 왔다. 아쉽지만 4년 간 속했던 학교에서 나오기로 했다.






"어머니 정말 대단하세요. 어떻게 아이들을 집에 다 데리고 계세요. 교육에 대한 소신이 강하신가 봐요."

학교에 서류 작성하러 갈 때마다, 나와 아이를 훑어보는 시선이 솔직히 편하지는 않다. 그냥 호기심 정도로 여기고 넘기려고 애쓴다.

"아휴, 그런 거 없어요, 저는 정말 허술한 사람입니다."


나는 계획적이거나 치밀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 집 홈스쿨 교훈을 급조해본다면, '좋아하는 과목은 더 공부하고 안 좋아하는 과목은 덜 공부하자' 정도가 되겠다.


느긋한 운영자가 이끄는 홈스쿨, 재학생 세 명의 만족도는 어떨까? (내가 제일 궁금함) 매거진 다음 편에 다뤄보겠다.





이미지 출처 :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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