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공무원이 되는 방법
정말 도움 받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공직 채용 전용 사이트가 있다. ‘나라일터’.
https://www.gojobs.go.kr/mainIndex.do
공무원인사교류를 포함해 ‘어공’이 필요한 여러 공공기관의 구인 공고가 올라온다. 그러나 반드시 이곳에 채용공고를 올리는 게 의무사항은 아닌지라, 특별히 눈여겨보는 기관이 있다면 더 부지런해야 한다. 대표 홈페이지 채용공고란을 수시로 확인해 봐야 한다. 나는 저 사이트를 몰라서 관심 있는 기관 홈피를 들락날락했다.
이 부분이 좀 까다롭다. 일단 본인에게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것을 입증할 학력 혹은 경력이 있어야 지원해 볼 수 있다. 통상 관련 경력 1년 이상이면 8~9급, 2년 이상이면 8~7급부터 시작할 수 있다.
기관의 내부지침에 따라 그 기준이 조금씩 다른데 중요한 건, 공고에 기재된 경력에서 단 1일이라도 부족하면 서류 탈락이다. 경력이 없으면 공고에 기재된 관련 학력으로 넣어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일단 서류는 합격할 테지만, 면접까지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어공’은 ‘임기제 공무원’이다. 정식 명칭이라 할 수 있다. 임기제는 말 그대로 ‘임기가 정해진’ 공무원이란 의미다.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8시간 풀타임으로 근무하면 ‘일반임기제’, 하루 7시간 근무이면 ‘시간선택제임기제’이다.
만약 비슷한 분야의 구인 공고가 있다면 일과 가정을 병행해야 하거나, 하루 근무 선호 시간 등 개인 여건을 고려하여 지원해 보면 된다.
급수는 '늘공'처럼 숫자로 나뉘지 않고, 가(급), 나(6급), 다(7급), 라(8급), 마(9급)급으로 나뉜다.
현재 나는 '시간선택제임기제 다급'이다.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고, 맞벌이인 점을 감안해 아이를 등교 시키고 오전 10시에 출근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임기제를 골랐다. 그리고 이전 8급으로 일했던 경력을 발판 삼아서, 지원 공고를 고를 때 7급으로 급수를 올려서 찾았다.
근무연속성
앞서 말한 ‘임기제 공무원’은 쉽게 말해 계약직이다. 1년 단위로 재계약하고, 최대 5년까지 일할 수 있다. 5년이 되면 재임용을 받아야 한다. 즉, 똑같은 채용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는 말이다. 이때 내가 다시 뽑힐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새롭게 뽑힐 수도 있다. ‘어공’의 가장 큰 제도적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승진은 꿈도 못 꾼다.
급여
결론부터 말하면 비슷한 연차의 ‘늘공’보다 많다.
우선 급여체계가 ‘늘공’과는 좀 다르다. 그들은 호봉제. 해마다 연차가 올라 그에 맞는 급여를 받는다. 반면 ‘어공’은 연봉제다. 매년 성과평가를 받고, 그에 따른 성과금이 다음 해 월급에 1/12로 나뉘어 반영된다. 가령, 가장 높은 S등급을 받으면 월급이 전해보다 30~40만 원가량 오른다. 그 외 각종 수당은 일반 행정공무원과 동일한데, 진짜 필요한 명절휴가비가 없다. 스스로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내 셀프 지급해야 한다.
그 외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복지도 동일하고, 신분보장도 동일하다. 그래서 폭염이나 폭설 등 특별근무도 동일하게 해야 한다.
장점이 곧 단점이 되겠다. 보직이 바뀌지 않으니 '같은 부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만 해야 한다. 만약 같은 부서 ‘늘공’ 중에 싫은 사람이 있으면 장점이 될 것이다. 그는 2~3년이면 떠나니까. 대신, 2년 정도만 같은 일을 반복해 보면 안다. 이걸 5년까지 견디는 게 쉽지 않겠다는 것을. 전문성을 더 기르는 기회로 삼던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내가 떠나야 한다.
몇 년 새 공무원 인기도 시들해지고, 최근에는 신규 공무원들의 사직도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과거에 높은 가치를 인정받던 공무원의 매력들이 이젠 유통기한을 다했다.
그래도 이것저것 해보다 뒤늦게 ‘어쩌다 공무원’이 되어보니, 의미 있게 보이는 점도 있다. ‘만약 지금 내가 하는 이 일을 사기업에서 하고 있다면 어떨까?’. 대답은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가치가 없을 것 같다’이다. 한 회사만의 영업이익과 그 회사를 대표하는 한 개인만의 생각에 내 노동의 가치가 좌우되는 것은 왠지 힘이 많이 빠진다.
그래서 권해본다. 직업의 가치, 의미를 더 중요하게 본다면 한번 도전해 보라고.
물론 다른 직업 못지 않게 고충도 많고, 시련도 넘쳐나고, 서러움과 외로움도 있지만 돈을 벌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그 가치가 생각보다 나를 살만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