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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Oct 19. 2019

최적의 구성, 르브론과 19-20 레이커스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 46

시작하기 전에

오랜만에 철저히 르브론과 레이커스를 메인으로 한 글이다.

시즌 분석의 관점에서 보면 레이커스의 이야기 뿐이지만, 한편으로는 NBA 전체, 농구 전체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는 글이기도 하니 레이커스 팬이 아니라도 재밌게 읽어봐주셨으면 좋겠다.

다만 필자 주관적인 견해도 포함되어 있는 점을 미리 밝힌다.


르브론은 Pass-first 마인드의 리더이다.

커리어 내내 그 마인드로 일관해왔다. 그가 포워드이자 팀의 공격 1옵션임에도 불구하고 16시즌동안 커리어 7.2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는 이유이다. 그와 함께 했던 팀의 선수들은 하나같이 그의 득점능력, 마무리 능력만큼이나 패싱 능력과 리더십에 찬사를 보낸다.

이번 시즌에 레이커스에 새로 합류하면서 고작 오프시즌의 훈련과 프리시즌 경기만을 함께한 레이커스의 어린 가드, 퀸 쿡(Quinn Cook)의 말이 르브론의 리더십에 대한 모든 것을 함축한다.

He gives you so much confidence. He believes in everybody so much. And when you have a guy like that as your leader, giving you confidence, it does wonders for everybody on the team. He’s the ultimate leader.
그는 엄청난 자신감을 줘요. 그는 모든 팀원에게 큰 믿음을 갖고 있어요. 그런 선수가 리더일 때, 자신감이 생기죠, 팀의 모든 선수에게 말이에요. 그는 최고의 리더입니다.


르브론은 클리블랜드, 마이애미에 있을 때에도 동료들, 특히 제한된 롤만을 부여받거나 아직 전성기를 맞이하지 못한 동료들의 강점을 살려주는 데에 일가견이 있었다. 델라베도바, 셤퍼트, 모즈코프, 트리스탄탐슨의 주전라인업으로 과거 14-15 골든스테이트를 파이널에서 6차전까지 몰고갔으니 말이다. 르브론은 드라이브인 후 킥아웃 능력이 NBA 역사를 놓고 보아도 탑레벨이다. 그런 그에게 가장 최적의 동료는 아무래도 3점 슈터들일 것이다. 이번 오프시즌 레이커스가 대니그린부터 브래들리, 트로이 다니엘스, 퀸쿡 등 3점 슈터들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킥아웃과 관련된 르브론의 패싱 능력을 입증하는 말로는 과거 클리블랜드 시절 르브론의 팀 동료 인터뷰 중 채닝 프라이와 케빈 러브의 말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

르브론과 다른 선수들과의 차이점은 명확하다. 르브론은 동료 선수가 어느 위치에서 어느 방향으로 패스받기를 선호하는지까지 파악하고 있다. 나(채닝 프라이)는 얼굴 정도의 높은 위치에서 패스를 받는 것을 선호하고 러브는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받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런 점까지 고려하여 패스를 정확한 위치로 준다. 그는 최고의 패서일 수 밖에 없다.

그 뿐일까, 리더로서의 능력에는 인게임 의사결정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언급된다.

NBA의 리빙 레전드 슈터인 밀워키의 카일 코버(Kyle Korver)는 클리블랜드에서 르브론과 한솥밥을 먹던 시절, 르브론의 인게임 리더로서의 능력을 매 게임 칭찬했다.

“He’s just amazing. He makes all of us better than we really are — just the way he plays, the way he reads the game. He’s had to be in attack mode a lot of night’s this season, but tonight he kind of felt the guys were hitting shots. He just went into play-maker mode. He was really looking for those passes. He has an ability to feel the game, and he can do whatever the game is calling for, whether it’s him being the scorer, getting down in the post, or knocking down threes. He’s just kind of finding the whole thing right now. He’s playing really good basketball.”

이말은 즉, 르브론이 게임 중 계속 바뀌는 흐름에 따라 본인이 무엇을 해야할 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 팀원들의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그에 맞춰 흐름을 탄 선수를 패스로 밀어주고, 팀원들의 컨디션이 비교적 저조한 날에는 본인이 득점에 더 치중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3점 슈터들 외에도, 르브론의 리더로서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동료 포지션이 있으니 바로 강력한 빅맨 자원이다. 르브론은 킥아웃 패스 만큼이나 완벽한 픽앤롤 플레이메이커이기도 하다. 르브론에게 스크린을 걸고 롤하는 빅맨과 함께 르브론이 골밑으로 돌진한다면? 이를 막는 수비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르브론은 빈 공간이 보이는 순간 정확하게 패스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궤적으로 픽앤롤 어시스트를 건넨 장면도 이제까지 셀 수가 없다.


이러한 르브론의 빅맨어시스트 능력, 픽앤롤 능력을 감안할 때 생각만 해도 레이커스 팬들을 두근두근거리게 만드는 점이 있으니, 올 시즌 르브론의 빅맨 파트너는 바로 리그 최고의 다재다능형 빅맨인 앤써니 데이비스라는 것이다.

앤써니 데이비스는 스크린을 건 뒤 르브론의 패스에 맞춰 픽앤롤 플레이로 골밑공격을 할 수도 있고 픽앤팝으로 미드레인지 공격 또는 3점슛까지 가능하다. 과거 마이애미 시절 동료 크리스보쉬, 클리블랜드 시절 동료 케빈 러브와도 환상의 케미를 자랑했는데, 앤써니 데이비스는 이들보다 더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이기에 둘의 케미스트리는 리그를 압도할 수준으로 예상된다.


그 뿐 아니라 레이커스의 선수 구성은 앤써니 데이비스에게도 최적의 플레이를 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상태이다. 앤써니 데이비스는 커리어 내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이 4번, 파워포워드라고 밝혀왔었다. 하지만 앤써니 데이비스의 보드 장악력과 골밑 공격, 수비 능력을 감안할 때 그 간 감독들은 그를 5번,센터 포지션으로 자주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5번으로 뛰면 앤써니 데이비스를 반 정도밖에 못 이용한다고도 볼 수 있었고, 골밑에서의 과격한 플레이에 줄줄이 부상을 입고 풀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던 것도 포지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든든히 데이비스 옆에서 레이커스의 골밑을 책임질 두 센터 자베일 맥기와 드와이트 하워드가 있다. 둘 모두 이번 시즌을 위한 모티베이션도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 프리시즌을 보면 몸 상태도 아주 좋아 보였다. 4번 포지션 또한 비록 프리시즌은 나오지 못했지만 레이커스의 3옵션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카일 쿠즈마가 대기하고 있기에 앤써니 데이비스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팀 성적에 대한 배고픔과 함께 레이커스로 이적한 데이비스.

전 시즌 55경기만을 출장하며 커리어 통산 최저경기를 치루고 정말 길고도 긴 오프시즌을 보낸 르브론 제임스.

이들을 위해 레이커스는 최적의 선수단 구성을 마쳤고, 두 명의 슈퍼스타 리더 아래 팀 전체의 동기부여도 완벽해 보인다. 팀의 주 득점을 책임질 리더 앤써니 데이비스와 코트 안팎으로 정신적인 부분부터 실력적인 부분까지 선수단 전체를 끌어올려줄 사령관 르브론 제임스의 합이 이제 베일을 벗을 시간이 왔다. 프리시즌 경기만으로 평가를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 둘이 프리시즌 경기에서 함께 출전한 시간동안 레이커스의 코트마진은 +31.6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우승후보 1순위가 LA 클리퍼스라고 하지만, 빅 라인업으로 쇼타임 레이커스의 부활을 알릴 올해의 레이커스가 엄청난 시즌을 보내길 기대하며, 4일 앞으로 다가온 LA 더비 개막전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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