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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Oct 20. 2019

NBA의 금강불괴들 (Feat. 이정현)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 47

KBL에서 이정현 선수가 어제자로 385경기 연속 출장 및 데뷔 후 전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전 추승균 전 KCC 감독이 보유하던 기록을 갈아치우며, KBL 역사에 남는 금강불괴로서의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385경기를 연속 출장했다는 말은 정말 엄청난 찬사를 받아도 모자른 말이다.

심지어 이전 팀 KGC에서도, 현 소속팀 KCC에서도 팀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아 해오며 타 팀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온 이정현 선수이기에, 그 업적은 더욱 높게 평가될만 하다.


필자는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선수들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편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큰 임팩트를 남기거나 큰 포텐셜을 지닌 선수라도 부상당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리는 것이 냉혹한 프로스포츠의 세계이다.

예를 들어 NBA의 대표적인 '먹튀' 선수 하면 항상 나오는 이름이 있다, 바로 챈들러 파슨스.

잘생긴 외모에 훌륭한 슛팅 능력으로 휴스턴 시절 10개의 전반전에만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유명세를 얻었다. 물론 신인시절부터 준수한 롤플레이어로서의 활약을 하긴 했지만, 2013시즌의 여러 임팩트 있던 경기들로 대형계약의 발판을 맺은 것이 사실이다. 2014년에 댈러스와 3년 46밀의 당시로서는 큰 계약을 맺고 이적하게 되었는데, 그 해 시즌을 치르던 중 시즌을 끝내는 무릎부상을 입게 되었다. 그 땐 몰랐을 것이다. 이 선수가 그 뒤 기량도 떨어지고 부상에 재부상을 당하며 대형계약에 걸맞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NBA대표 먹튀 선수로 등극할 줄은.


그렇기에 꾸준한 선수들은 지금보다 더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르브론 제임스 또한 그의 농구 실력을 떠나 잔부상으로부터 자유롭고, 체계적인 몸관리로 장기간의 결장 기간이 없었던 점이 그가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르브론 제임스는 156경기 연속 출장의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고, 대부분의 선수들보다 플레이오프, 파이널 기간과 올림픽기간까지 거의 비시즌에 하나의 번외 시즌을 더 소화하는 격으로 많은 양의 경기 수를 소화하지만, 그럼에도 17시즌째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르브론 외에도 NBA에는 금강불괴들이 있었다.

요즘 NBA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트리스탄 톰슨이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클로이 카다시안부터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과 여럿 교제를 하고 사생활에서 문제를 여러번 일으키기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남을 447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세웠다. 르브론의 클리블랜드 2기 시절, 공수에서 궂은 일 및 보드 장악을 도맡았던 트리스탄탐슨이었기에, 클리블랜드가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데에는 탐슨의 연속 출장이 엄청난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미네소타의 에이스로 활약중인 칼 앤써니 타운스 쥬니어 또한 303경기나 연속 출장한 기록을 갖고 있다. 불행하게도 타운스의 기록은 그가 교통사고를 당하며 깨지게 되었다. 팀에서 1옵션을 소화하고 빅맨임에도 가드의 무브들도 많이 보여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애초에 강골이면서 자기관리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이쯤에서 역사 속 레전드를 꺼낼 타이밍이다. 과연 NBA역사상 최장기간 연속출장 기록을 세운 선수는 누구일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Iron Man 이라는 칭호까지 얻게 된 불멸의 기록의 소유자, AC Green이 있다.

매직 존슨, 압둘자바라는 NBA레전드와 함께한 쇼타임 레이커스의 일원으로 팀에서 제한적인 롤을 맡으며 주축 선수로 활약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에게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이 있다.


바로 1192경기 연속 출장 기록이다.


이를 시즌으로 환산하면 15.533시즌을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연속 출장했다는 의미가 된다. 엄청난 기록이다.

궁금해서 이 선수가 어떻게 이런 압도적인 기록을 세울 수가 있었을까 검색해봤는데, AC 그린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술, 담배, 유흥을 애초에 하지 않고 경기 외적으로는 성경공부를 다니거나 방에서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선수였다고 한다. AC 그린을 유혹하기 위해 동료 선수들이 그의 방으로 여성 팬을 몰래 초대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정중히 거절하며 자기관리의 신다운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이정현 선수의 385경기 연속 출장 및 데뷔 이후 전경기 출장 기록이 너무도 대단하게 다가와 NBA의 금강불괴들에 대한 글을 준비해보았다. 이정현 선수가 앞으로도 부상 없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AC GREEN 만큼은 아니더라도, 압도적인 출장기록을 세우는 선수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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