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꿀 미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1

소라(Sora)의 서비스 종료, 기술은 '효용'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백 투 더 퓨처 2 (1989)>가 그리던 2015년의 미래는 찬란했다. 반중력 기술로 공중을 부양하는 '호버보드'와 자동차들이 하늘길을 질주했다. 하지만 2026년 오늘날까지도, 우리는 여전히 바퀴 달린 자동차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아스팔트 위를 달린다.


국내에서 초기 AI 기술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 사건 중 하나가 오픈AI의 동영상 서비스 '소라(Sora)'의 출현이었다. 텍스트 한 줄만 입력하면 영화 수준의 고화질 영상을 뚝딱 만들어내는 소라의 등장은 센세이셔널했다. 스톡 이미지 기업의 주가가 폭락했고, 영상 제작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AI 영상기술의 최전방에 있던 소라가 최근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지속적인 사용자 감소와 하루에도 50-100만달러(6~15억) 정도 드는 기술 유지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모든 새로운 시장에는 '오픈빨'이라는 초기 거품이 존재한다. 신선함에 끌린 수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돈을 내고 써보겠지만 "아, 신선하네" 하는 감탄사가 매달 높은 구독료를 낼 정도의 '이유'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무분별한 AI 영상들로 야기된 초상권, 딥페이크 관련 사회적 문제들도 서비스 종료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삶에 큰 도움이 되거나 압도적인 시장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신기술이라도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가지치기 당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제 현실과 구분이 힘들 정도로 발전해버린 AI는 영상 시장에서 사라질까? 그렇지 않다. 이 역시 자본주의적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만든 영화 <중간계>가 좋은 방향성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AI를 적극 활용해 제작비와 제작기간을 크게 단축한 최초의 상업영화인데,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CG로 구현하기 힘들거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장면들을 AI로 잘 구현해 냈다는 평이다. 최근 지상파와 유튜브에 릴리즈되는 광고들 중에서도 AI로 제작한 영상들이 눈에 띄게 많아 졌다. 작가, 감독, 배우, 작곡가, 편집자 등이 모두 투입되어 만들던 기존의 광고시장에 비해 제작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해주기 때문이다. 애초에 거대 기업들만 할 수 있던 광고시장과 사양산업이라 평가받던 기존 영화시장에서 영세한 소상공인과 제작사, 감독들도 AI기술을 활용해 자신들만의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소상공인들이 1인 제작사에 의뢰해 가게와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릴리즈 한다면 그 잠재 수요층은 단숨에 해외까지 넓어진다. 물론 상업적인 콘텐츠 시장에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충분히 의미 있다.


<백 투 더 퓨처>의 호버보드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구현되지 못하듯, 인류의 삶을 실질적으로 진보시키지 못하는 기술은 '기술을 위한 기술'로 남는다. 수없이 쏟아지는 AI 기술들도 마찬가지다. 얼마 못 가 효용성의 잣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가지치기 될 것이다. 그러니 이 기술의 홍수 속에서 너무 불안해하거나 흔들릴 필요 없다. 본래 직업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일반인들까지 "나만 도태되는 거 아닌가", "최신 기술 전부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불필요한 우려에 따른 사회적 소실이 너무 크다. 거대 빅테크기업 종사자거나 AI로 진정 수만금을 벌 목적이 아니라면, 적당히 가지치기 된 후에 "이런 기술이 나왔구나", "내 분야에서는 이렇게 활용하면 되겠구나" 정도로 필요한 부분만 그때그때 받아들이면 될 일이다. 그럼 그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기술력이 일정 수준 안정화 됐을 때 공공기간들에서는 디지털리터러시 예산으로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강의를 분기마다 제공한다. 그 때 관심있던 강의를 신청해 들어도 충분하다.


모든 기술은 다음 세대를 위해 정직하게 살아가는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새로운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계속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크게 걱정할 건 없다.


<다음 편 예고>

- 나의 의도를 이해하고 스스로 실행하는 'AI 에이전트', 클로드(Claude)의 출현. 그 편리함 이면에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들을 이야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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