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익화의 현실

허황된 유혹을 끊어내라

by 문화기획자 정장희

고환율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 마음속에서 조급함이 피어오른다. "다른 사람들은 이걸로 다 돈 벌고 있다는데 나만 이러고 있어도 되나?" 유튜브나 SNS에서는 "AI로 하루 10분 투자해 월 500만 원 벌기", "쇼츠 대량 생성으로 자동 수익 파이프라인 만들기" 같은 자극적인 썸네일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돈버는 게 이렇게 쉽다면 세상에 부자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수익화 팔이에는 '성공사례'가 필요하다. 이 성공사례가 있어야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유혹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성공사례는 '조작'될 때가 많다.


최근 방영된 *KBS <추적 60분>에서는 매일 하나씩 AI로 만든 영상으로 쇼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월 20만' 원의 수익도 남기기 힘들다는 내용이 방영됐다. 하지만 이 크리에이터에게 '강의업체'가 연락해 수익을 '조작'해 대중강의를 하자는 제안을 해왔단다. 강의업체들은 조작한 성공사례로 수강생을 모으고, 강사는 업체로부터 강의료를 받는다.


업체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수익화 사례'를 콘텐츠로 만드는 크리에이터들도 결국은 자신이 운영하는 '직강'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노하우나 지식을 판매하는 건 상관 없지만, 과대 거짓 광고는 분명한 불법이다.


그럼 유튜브와 인스타의 조회수나 수익은 모두 조작된 걸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처음 국내에서 유튜브에 머무르는 이용자가 네이버를 역전했다는 발표가 났을 때 업계에서는 '이제 영상 플렛폼의 시대'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이후 유튜브의 '쇼츠'처럼 사용자들을 오래 묶어둘 수 있는 방안으로 인스타그램은 '릴스', 네이버는 '클립', 카카오톡은 '숏폼' 서비스를 차례로 런칭했다. 그리고 후속 주자들이 초기에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를 양산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개인들에게 '고수익'을 선물하는 전략이었다.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고 라이크를 많이 받은 크리에이터들이 실제로 큰 수익을 올리도록 했고, 이게 성공사례가 되어 이들의 수익그래프가 썸네일이 되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플렛폼 사업자들은 이렇게 초기 유입자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 크리에이터들을 위해 네트워크 행사를 열어 감사를 표했다. 이런 화려함에 끌려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이들은 어느새 스스로 플렛폼 노동자가 되어 열심히 콘텐츠를 올리는 '업무'를 시작한다.

1일 1콘텐츠, 꾸준히 영상을 만들기에 AI는 더 없이 좋은 선택지가 됐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규모가 만들어지고,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시장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초기 크리에이터들에게 돌아가던 수익은 현저히 줄어 들었고 심지어 채널이 삭제되는 일까지 생겼다.


AI로 만든 콘텐츠로 고수익을 올리던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건 크리에이터에게는 슬픈 일이겠지만, 플렛폼에게는 초기 투자로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이후 손실로 돌아선 종목을 손절하는 좋은 전략이다. 지금도 'AI 수익화'에 대한 콘텐츠는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계속 만들어 지지만, 실제 고수익을 올리던 시기는 지났다는 점을 기억하자.


AI 음악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 저작권협회에서는 AI로 만든 음악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AI 음악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이들은 '해외 유통사'에 가입해 구독료를 지불하고, 거기에 본인이 만든 AI음악을 등록한 후 글로벌 음악 플렛폼에 릴리즈하는 방식을 취했다. 초기 몇 개월, 길게는 몇 년 수익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이 '해외 유통사'에서 어느 날 갑자기 고수익을 올리던 음악이나 계정 자체를 삭제하는 일들이 생겼다. 이런 일을 당해도 어디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다. 해외 유통사들은 연락을 잘 안 받는다.


초기 서비스 붐업을 위한 투자, 그리고 투자비용 회수. 벌 사람들은 벌고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났다.


그렇다면 AI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AI 콘텐츠를 '딸깍'이라는 단어로 많이들 표현하지만, 실제로 AI로 무언갈 만들어본 사람들은 이 녀석들이 절대 내가 원하는 걸 한번에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시간을 오래 투자한만큼 좋은 AI 콘텐츠를 만드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이 노하우와 지식을 판매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강의는 처음부터 고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미 유튜브에서 누구나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노하우가 생겼고, 지식을 나누고 싶다면 실제로 교육이 필요한 커뮤니티나 공공의 영역에서 재능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그 시작이 당신을 더 넓은 세상으로 안내할 날이 분명 온다.


실제로 순수하게 지식을 공유하고자 채널을 만들고 콘텐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들도 많다. 도움을 받았다는 댓글에서 뿌듯함을 얻으며 천천히 유입자를 늘려 가지만, 이런 시간들이 더 단단한 코어를 형성한다. 그리고 외부강의는 이런 채널 운영자들에게 더 많이 들어온다.


AI는 무에서 유를 한 번에 창조하는 요술 지팡이라기 보다 기존에 자기 본연의 업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율적인 날개를 달아주는 조력자에 가깝다. 제조, 연구, 영상, 혹은 기획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영역에 AI를 접목할 때 비로소 진정한 파괴력이 나온다. 내 영역의 생산량을 배가시키고, 외주로 나가던 고정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향상하는 것. 이것이 AI의 현실적인 쓰임새다.


최근 각광받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예로 들어보자. 기획자가 코딩을 몰라도 AI와 대화하며 내 사업체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상세 페이지를 구상할 수 있다. 초반 시련은 각오해야겠지만 적어도 '코딩'을 아예 모르던 사람들이 적은 금액을 투자해 도전해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런 검증된 기술들을 내 사업에 직접 적용해 보고 꾸준히 활용하다 보면 거기서 수익창출의 기회는 열리게 된다. 개발자들에게 몇 백만원을 주고 만들어야할 것들을 몇 만원의 구독료로 만들어 간다면 이것만으로 이미 흑자 아닌가.


허황된 수익화의 유혹을 끊어내고 지금 가고 있는 자신의 본업에 AI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AI수익화의 본질이다.


* KBS <추적 60분> ‘불안비즈니스의 민낯’ 4월 3일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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