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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츠허밍 May 10. 2023

Prologue.

나를 찾아가는 여정, 'Hummingthings'

'Hummingthings'


왠지 ‘위키피디아’(누구든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서 직접 지식과 정보를 올릴 수 있으며 기존에 등록된 지식과 정보를 수정·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백과사전) 

어딘가에 있을 법한

알 듯 말 듯 알쏭달쏭 한

느낌을 주는 단어 같지 않은가.


띄어쓰기 없이 적힌

이 길고 긴 단어를 보면

누군가는 애들 장난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걸 작명한 나에게는

꽤 진지한 아이디어였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나는 ‘이츠허밍‘이라는 예명으로

2018년부터 현재까지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며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이다.


사실 허밍이라는 이름은

친구가 애칭으로 불렀던 이름인데,

언제나(いつも : 이츠모) 허밍 하듯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서

이츠허밍이라고 예명을 짓게 되었다.


'Hummingthigns'라는 단어는

이렇듯 나의 예명인 ‘Humming'에서

착안한 것으로 2가지 뜻이 있다.


그중 첫 번째는

나의 영어 예명이고,


두 번째는

일상에서 콧노래(Humming)가

절로 나오는 소소한 기쁨의 요소들(Things)을

찾아서 음악 X 영상으로 풀어나가는

뮤직비디오 콜라보의 프로젝트 명이다.


뮤직비디오 콜라보.

언뜻 보기에 거창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나게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조금 풀어보려 한다.




올해 2023년을 기준으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지

벌써 햇수로 6년째 접어들고 있다.


나는 정규 1집을 작업할 때까지만 해도

항상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과

그로 인한 마음들을 뮤즈(Muse)로 삼아서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소위 ‘Feel'이란 것을 받아야만

작업이 가능했다.


특별한 어떤 마음의 감동이 느껴져야만

곡을 쓸 수 있었고,

그게 내가 생각하는

내 음악의 자랑이자 포인트였다. (오죽했으면 정규 1집 제목도 ’마음사전‘이라고 지었을까.)


그런데

그렇게 머릿속의 흥얼거림으로만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뭔가 빠르게 바닥이 보이는 게 슬슬 느껴졌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거의 다 떨어진 것이다.


내 일상은 예전과 변함이 없고,

이사같이 그나마 큰 주변 환경의 변화들도

어느새 지루하리만큼

빠르게 적응해버렸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아, 외로운 서울살이가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익숙해져 버린 탓인지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상처에 무뎌지고

느껴지는 감정도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았다.


음악을 시작한 지 1, 2년도 아니고

이제 더는 나 혼자서만(물론 음악 작업을 함께 도와주는 고마운 동료들이 있다.) 


음악이라는 자식을 낳아

세상에 조용히 내보내는 건

그다지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홍보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이렇게 혼자 고군분투하는 건 좋지 않았다.


그렇게 번 아웃 증상과 같은

음악 인생의 ‘노잼’ 시기를 보내면서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음악을 계속하는 게 맞긴 맞는 걸까

상당히 고민하고 있었다.


아마 그건 평생을 고민해왔던 주제였을 텐데

현생이 바쁘다는 이유로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음악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왕 계속할 음악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가지고

더 이상 혼자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게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다.



그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   

생각하자마자 한숨이 나왔다.


음악 하는 사람치고는

의외로 모범생처럼

재미없게 살아온 나는

음악 이외에 딱히 취미랄 것이 없었다.


대부분의 음악인들이

즐겨 하는 술, 게임은 물론

손재주가 없어서

그림이나 공예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겨우 생각해 낸 게 '요가'인데

요가는 나에게 있어서

취미라기보다 말 그대로 ‘수련‘으로,


마음과 몸의 정신을 바로잡는

일종의 채찍이자

매일 밥 먹고 양치하고 것처럼

이미 생활의 일부이고,


건강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최소한의 의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요가를 하지 않으면

몸이 쑤시고 아팠고

심지어 죄책감마저 든다.


내 지론 상,

취미는 ‘설령 하지 않더라도

죄책감이 들지 않아야 함’ 때문에

하는 수없이 다른 소재를 찾아야만 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취미는 그렇다 치더라도

나는 나에 대해서 아는 게 정말 없구나.


한심하다는 생각에

더 우울해져서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애국가의 가사처럼

공활한데 높고 구름도 없이

파란 가을 하늘은 너무나 상쾌해서

산책 가기 참 좋은 날씨였다.


자주 가는 카페로 가려고

꼬마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어수선한 동네 놀이터를 지나

두 번째 골목길로 들어섰다.


그러다가 나처럼 어슬렁거리며

동네를 배회하던 ‘무언가’와 딱 마주쳤고,

벼락 맞은 듯 소재가 떠올랐다. ت




가을 하늘은 언제 봐도 참 예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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