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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에이 Nov 12. 2019

54. 철부지 삼총사

최근 며칠 동안 발견한 봄꽃 삼총사.
철쭉, 개나리, 장미.
대부분의 꽃들이 지고 낙엽이 본격적으로 흩날리는 초겨울.
무리에서 철없이 고개를 내밀었다 내 눈에 걸린 녀석들이다.

꽃 찾기 힘든 이 시기에 세 개를 함께 올리는 건 나로서도 도박이다. 그래도 이 녀석들은 함께 철부지 삼총사라 불러주고 싶다.

봄꽃이라 알던 지식이 선입견이 될 수도 있음을 알려준 아이들.
철부지처럼 눈치 없이 이 계절에 나온 모습이 반갑고 기특하다.
우리가 아는 생명의 이치라는 것 역시 인간이 발견한 규칙에 불과한 것이므로 그 예외를 만날 때마다 나는 무지 반갑다.

그 예외 앞에서 설명하려는 마음을 멈추고 관찰자로 머물겠다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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