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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 Jan 28. 2024

드라이아이스같은 세상



배달 온 냉동제품과 함께 들어있던 드라이아이스를 무심결에 만졌다.



섬뜩한 한기에 소스라치게 놀라 냉큼 손을 뗐다.



드라이아이스가 닿인 살 부분이 허옇게 질려서 움푹 들어갔다.



따뜻한 공기가 잔뜩 움츠러든 살결을 감싸면 혈색을 찾은 손가락이 제자리를 찾는다.



드라이아이스같은 세상과 마주해야 할 때가 있다. 



처음 그런 세상과 맞닿은 날, 나를 감싸고 돌던 피가 속도를 늦추며, 심장이 뻐근해졌다. 



그러다 따뜻한 햇살을 만나면 다시 혈색이 돌고 심장이 제 속도를 찾았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드라이아이스 같은 세상이었을까? 다른 누군가에겐 따뜻한 햇살이었을까?.



나에게 서늘했던 그 사람들도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햇살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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