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온 냉동제품과 함께 들어있던 드라이아이스를 무심결에 만졌다.
섬뜩한 한기에 소스라치게 놀라 냉큼 손을 뗐다.
드라이아이스가 닿인 살 부분이 허옇게 질려서 움푹 들어갔다.
따뜻한 공기가 잔뜩 움츠러든 살결을 감싸면 혈색을 찾은 손가락이 제자리를 찾는다.
드라이아이스같은 세상과 마주해야 할 때가 있다.
처음 그런 세상과 맞닿은 날, 나를 감싸고 돌던 피가 속도를 늦추며, 심장이 뻐근해졌다.
그러다 따뜻한 햇살을 만나면 다시 혈색이 돌고 심장이 제 속도를 찾았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드라이아이스 같은 세상이었을까? 다른 누군가에겐 따뜻한 햇살이었을까?.
나에게 서늘했던 그 사람들도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햇살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