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에서 돌멩이가 되었다?
나는 잘하는 것 하나 없고 무엇하나 이뤄둔 게 없다 자격증도 운전면허 1종 보통 하나에 심지어 그 흔한 태권도 단증도 없었다. 취미나 특기를 적는 란이 있을 때 취미는 축구, 특기는 어떤 걸 써야 될까? 하고 생각하는 칸이 되었다.
집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운동을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 만큼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저 그런 사람이었다. 눈에 안 띄는 게 정상이지만 피부가 남들보다 깜 해서 아마도 낮에는 남들보다 눈에는 띄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는 진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고 남들보다 뒤처진 사람이었다. 나를 비유하자면 깔리고 깔린 수많은 자갈들 중에 하나..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뤄내기보다 이겨내 보자 라는 생각으로 내 인생은 달라졌다.. 지금도 궁금하다. 그때 이곳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나는 군인이다. 특전사에서 부사관으로 복무를 하고 있고 부사관이라는 직업은 9급 공무원 이기에 공무원 타이틀 하나로 뭐라도 갖춘 사람처럼 느껴진다.
내가 이곳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성인이 되어서도 집에 도움을 받는 게 미안하다고 느꼈고 성인이 되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나 자신이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지원했다. 병사로 군 입대하기 전에 두 번 지원했는데 두 번 다 떨어지고 현역병으로 입대해서 상병이 되었을 때 그 당시 행보관님께서 지원해보라고 하셔서 일과 후에 필기시험, 체력시험, 면접 준비를 한 끝에 나는 세 번째 만에 합격하게 되어 중간에 특선사로 다시 입대를 했다. 이 과정도 남들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다.
괴롭고 서럽고 눈물 나는 교육을 후보생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참고 견뎌 내야지만 임관을 할 수 있고 임관을 하고 다시 3개월간에 교육, 그리고 자대에 와서 2개월에 교육을 받아야 그제야 당당한 군인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뤄내자 라는 생각보다 나 자신을 뛰어넘어보자, 힘들어도 이겨내 보자 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도움이 조금 되었던 것 같다 이제는 살짝 커진 자갈이 된 거 같다.
이뤄내는 습관은 상당히 좋은 습관이지만 이겨내 보자는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습관인 것 같다. 이겨내면 적어도 같은 크기에 힘듦이나 고통에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혼자 이겨내는 습관을 길러 나를 더욱 단단히 성장시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