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종혁 Dec 15. 2017

슈퍼주니어 - PLAY
13년차의 앨범 소화력

2017년 11월 상반기 컴백 리뷰


슈퍼주니어 - PLAY - The 8th Album (타이틀 곡 'Black Suit')


 가히 슈퍼주니어라고 할 수 있는 소화력이 돋보인다. 케이팝에서 다소 올드한 남성상이 되어버린 '젠틀맨' 컨셉을 이토록 세련된 멋으로 소화할 수 있는 그룹은 실제로 많지 않다. '쏘리쏘리'의 성공 이후 오토튠으로 점철되었던 슈퍼주니어의 음악은 (SJ Funky라는 신종 장르로 불릴 정도) 'Sexy Free & Single' 이후 전혀 다른 색깔의 어반 장르로 선회했는데 이제는 온전히 이들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에 꼭 맞는 핏을 자랑한다. 13년 차 슈퍼주니어의 가장 큰 장점은 멤버들의 노련함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위트와 여유가 곡의   소화력을 굉장히 높인다는 점이다. 능글 맞게 캐릭터를 선보이는 '데빌'(심지어 프리 안무가 있을 정도)이 센스를 극대화시키며 플러스의 기운을 가득 품었다면, 이를 각 잡힌 댄스곡으로 밀도 높게 집약시킨 '블랙 수트'는 한층 다운된 컨셉을 그룹의 세련미로서 분출시킨다. 슈주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는 코러스의 댄스가 전체를 돋보이게 하다가도 어느새 멤버 개개인이 보이는 이유다. 본의 아니게 반전체 컴백을 하면서 메이킹 자체가 달라진 인상도 있다. 특히나 예성과 함께 메인 보컬을 담당하던 규현, 려욱을 비롯해 목소리 활용도가 높던 성민, 강인까지 빠지면서 보컬 색이 단일화되고 허전해진 사운드를 쨍한 브라스 세션으로 채우는 식이다. 하지만 은혁, 동해의 라인이 규현과 려욱의 기교를 조금 더 굵직하게 소화하며 매력도를 높이고 전체적인 보이스의 균일함이 오히려 세련미를 강조한 블랙 수트 컨셉에 더욱 착 달라붙는 편이다. 흔히 슈퍼주니어 노래는 믿고 거른다는 말이 많지만, 이제는 다시 생각해봐야할 때. '마마시타'가 우연인 줄 알았지만 '데빌'과 '블랙수트'를 듣다보니 확실히 알겠다. 


*사진 출처: 멜론 음악(www.melon.com), 사진은 문제 될 시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븐틴 - TEEN, AGE 이번에도, 흥겨운 세븐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