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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ci Aug 07. 2024

참으로 어렵지만, 해볼 만해 회사생활

반면교사 성장일기 - 1

"다음주 재택일 얘기해주세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며 회사의 전일 재택이 3+2(사무실 출근3+재택2)로 변경되었다.

거의 3달만에 풀리는 전일 재택 해제 공지와 함께 재택일을 공유해달라는 팀 메신저방을 보며

한 숨을 푹 쉬었다.

'젠장.. 저 인간을 또 보게 되겠구만'


회사 생활을 한지 곧 꽉찬 7년이 되는데도 여전히(역시나 인가) 사람으로 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얼마전 내가 지나온 회사와 그곳에서의 또라이 이름을 쭉쭉 적어보았다.

놀랍게도(역시나 인가) 1회사당 1명 이상 매칭되었다.


내게 키보드 소리가 너무 크다며 "너 놀고있는 거 다알지만, 내가 이번만은 눈감아준다"라며 어름장을 주던 옆부서 부장(난 그 당시 홈페이지/블로그 운영으로 하루쟁일 글을 썼다),

젊은 팀장에게 혼나서 상한 기분을 온전히 내게 욕으로 퍼부었던 자격지심 가득한 대리,

매일매일 이어지는 회식자리서 성희롱 발언으로 랩을 하던 과장,

어느날 커피한잔 하자며 불러내 카페 귀퉁이에 나를 몰아놓고 다단계 사업자 권유를 하던 퇴사한 팀장,

.

.

.

내 상식선으론 이해할 수 없어 낯붉혔던 일들이 많았고,

참 많이 울며 아파했다.


돌이켜 보면 굳이 살면서 겪어보지 않아도 될 만한 경험이였지만, 결국 내 과거 속 경험으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나온다.

빌런은 점점 강하게, 그리고 최악의 집약체로 계속 커져 내 앞에서 깔짝거린다.

얼마나 더 단단하고 유연해져야하는지 모르겠다.


빌런을 대하는 처세는 7년전이나, 지금이나 모르겠지만

단 하나의 믿음은 "결국 사람은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상 모든 경우가 그러했다.


젊은 팀장에게 혼나서 상한 기분을 온전히 내게 욕으로 퍼부었던 자격지심 가득한 대리,

 일을 너무 못하던 사람인지라, 욕만 먹다 결국 퇴사함. 들려오는 소문으로 여전히 퇴사-입사 무한루프 순회중이신 거로 알고있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회식자리서 성희롱 발언으로 랩을 하던 과장,

→ 쌓여가는 악소문으로 결국 퇴사.


어느날 커피한잔 하자며 불러내 카페 귀퉁이에 나를 몰아놓고 다단계 사업자 권유를 하던 퇴사한 팀장님,

→ 다단계 사업을 하다 다시 회사로 들어와 기획팀장을 하고있다.


거품기 가득했던 모습도 결국 나만 보이는 것이 아니며

시간이 거품을 가라앉힌다.

결국 실체가 밝혀지면 스스로가 낯뜨거와 새로운 자리로 가거나,

실체를 본 사람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된다.


내일 또 내 옆자리 거대한 빌런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젠장.. 저 인간을 또 보게 되겠지만, 괜찮아 곧 자기 자리로 떠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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