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20)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
동화를 사랑하게 해 준 책은 단연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
초정리는 실제로 우리나라에 있는 지명이다. 충청북도 청주에 있는 초정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 곳은 초정리 광천수로 유명한 곳. 예전부터 온천으로 알려져 있고, 세종대왕도 몸이 안 좋을 때 초정리로 내려가서 자주 쉬었다고 전한다. 이 사실 하나로 배유안 선생님이 동화를 쓴 것이다.
초정리 편지는 열두 살 신분이 낮은 장운이와 토끼눈 할아버지(세종대왕)의 우정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세종대왕을 토끼눈 할아버지로 표현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드는 과정 동안 눈이 매우 안 좋아지셨기 때문이라고.
조선시대는 신분이 엄격하게 구분되었던 시대라서 낮은 신분의 장운이가 세종대왕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실제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을 사랑하는 어질고 현명한 임금님이었으니까 장운이 같은 사람을 알아보고 그 사람의 능력을 키워 주셨을 수도 있다고 믿고 싶다. 장영실도 낮은 신분이었지만 그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고 과학자로 키워준 멋진 분이니까.
초정리 광천수를 마시러 갔던 토끼눈 할아버지 세종대왕은 장운이에게 한글을 알려준다. 장운이는 한글을 열심히 배워 자신이 배운 것들이나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장운이는 한글을 누나와 친구들 그리고 일터의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글을 알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은 말이 글이 되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신기해하고 감사해 한다.
말이 글이 된다는 것은 글을 모르던 사람들에게 인생이 달라질 만한 정말 대단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당연한 우리 글인 한글이 옛날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는 것을 보고 한글의 중요성과 감사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동화답게 장운이라는 어린이가 한글을 배우며 기록을 하면서, 자신의 꿈인 최고의 석수장이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기쁘다.
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