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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찌니 Jan 09. 2024

새해, 그림을 그리다

나의 뮤즈, my little  boy

새해 첫 그림.

머리가 복잡해지면 생각을 떨치려 종이와 연필을 집어든다.

그리곤 휴대전화 갤러리 속 아이의 표정을 골라본다.


최근 리스트에 맘에 드는 사진이 없어 한참을 뒤로 넘기다 겨우 한 장을 찾아든다.

언제부터인지 눈이 없어지게 크게 웃는 사진이 종종 눈에 띈다. 사진은 안 예쁜데 그 속에 아이의 웃음이 예뻐 기분이 좋은, 예쁜 표정.

지켜주고 싶은 그 표정을 골라 들고 얼굴만 크게 확대해 캡처를 한다. 확대하고 보니 눈은 더 흐려져 형태도 희미하다.


그래도 오늘은 그 표정을 담아보고파 골라 들고 슥슥 삭삭 그리다 보니 어느새 눈이 일자다.

동그랗게 뜬 눈을 더 좋아하지만 찾으려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진배없다.


작게 뜬 눈을 어떻게든 표현하는 것을 포기하고 예쁘게 웃는 입을 표현해 보려 진하게 음영을 넣어본다.


가끔 내가 좋아하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 줄 착각에 빠져 살 때가 있다. 그런데 정작 힘을 빼고 대상에 집중하면 보이는 것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

대상의 포인트, 본질에 집중하면 오히려 더 제대로 중요한 것을 마주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내가 사랑하는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며 아침을 시작한다.


내 삶의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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