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맞서는 말
이하니 배우의 유튜브 채널 '하늬뭐하니'에 올라온 원더우먼 제작기 지난해 드라마 '원더우먼'에서 프랑스어와 베트남어 연기를 하게 된 이하늬 배우. 프랑스어 수업을 끝내고 베트남어 선생님을 기다리는 시간, "프랑스어가 너무 생경한 언어"라며 "아, 어떡하지. 할 수 있겠지"라며 책상에 고개를 파묻는다. 그리고 몇 초 뒤 "해야죠, 뭐! 어떡해. 해야지. 잘해야지."라며 혼잣말을 하며 발음 연습을 시작한다.
찰나의 반전은 인상적이다. 15년 전 2007년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해 당당하고 매력적인 눈빛으로 장구춤을 추던 이하늬 씨에게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가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그리고 그 난관에 짓눌려 엎드려 있는 대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순식간에 허리를 꼿꼿이 펴는 모습을 동경하게 된다. 어느 기업가의 강연보다 확실한 동기부여 영상이다.
◇태연, 아이린, 미연, 이하늬의 공통점
"그래도 어떡해, 해야죠."는 이하늬 배우만의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한 분야에서 지난한 훈련을 거듭하고, 그 성과를 대중에 보이고 있는 여성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가수 태연은 "오늘 촬영 못 해"라며 의자 등받이에 늘어졌다가 10초도 되지 않아 "그래도 해야지, 촬영하러 왔는데"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레드벨벳 아이린은 "학원 가기 싫어요. 어쩌죠?"라는 팬의 댓글을 보고 "그래도 가야지, 어떻게 해?"라고 답한다. 아이즈원 출신 예나와 G-Idle 미연, 허니제이, 박은빈 등이 영상은 트위터에서 주기적으로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리스트에 추가돼 리트윗 된다.(예시 https://twitter.com/929_o3o/status/1479476833448263680)
◇'해보기나 했어?'와 다른 점
불평불만할 시간에 시도하라는 메시지에 현대그룹의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말했다는 "해보기나 했어?"가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피곤하고 힘들어도 그냥 해내자'며 스스로 다짐하는 이 여성들의 말은 어째 게으른 나를 가르치거나 혼내는 것 같지 않다. 대신 그들의 삶이 보인다.
그들이 거쳐온 세계는 1시간 연습했다고 1시간치 시급을 주지 않는 곳이다. 수년간 연습생 생활을 거쳐도 데뷔나 대상 가수 같은 보상을 보장해주지 않는 곳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주는 불안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정해진 것이 없어도 어떡해, 연습해야지?"라며 마음을 다잡는 것,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을 꾸준히 해내는 것이다.
김연아 선수의 명언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지겨운 시간을 들여 목표를 성취한 아티스트들의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라는 말은 그래서 위안과 용기를 함께 준다. 코로나로 기회의 문도 좁아졌고 한 치 앞 예측하기도 어려운 시대, 일단 우리가 할 일을 하자고.
"이렇게 힘들게 노력해도 보상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고? 그래도 어떻해 해. 해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