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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니 Feb 10. 2019

우리집 작은 재판이야기 2

티격태격 변호사 가족의 일상 4


우리 집 초등 두 놈은 싸우면서 매번 자기편 들어달라고 난리난리다.


엄마~로미가 나 때려놓고 미안하다고도 안해~
엄마~오빠가 미안하다고 했는데도 괜찮다고 안하고 안놀아줘~


하도 시끄러워 재판을 걸어야 대답해 주겠노라고 선언했다.


로투니: 그럼 내가 재판걸거야!
로미: 아니야 내가 재판걸거야!
로투니: 내가 원고야!
로미: 내가 원고할거야!
나: 얘들아 원고가 꼭 좋은건 아니야.


계속 서로 원고하겠다고 시끌시끌이다.


나: 알았어. 그럼 둘다 원고해. 로투니 원고, 로미 반소원고~
로미: 싫어! 나도 그냥 원고 할거야!
 나: 알았어. 그럼 둘다 그냥 원고해~


미는 뜻대로 그냥 원고가 되서 이미 마음이 풀려 버렸다.


나: 그럼 로투니부터 주장해봐
로투니: 로미가~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그랬어.
나: 자 그럼 로미 입장은 뭐야?


미는 이미 마음풀려 만화 시청하며 낄낄거리다가,


로미: 응? 나 못들었는데?
나:(때는 이때다) 그래? 답변, 주장 안하면 상대방 주장 다 인정하는 거다. 그럼 오빠가 이긴 걸로 하고 미안하다고 해~
로미: (만화에 집중하며 엄청 빨리 대충) 응. 오빠 미안해!!
로투니: 그럼 내가 이긴거야?
나: 응. 이게 '의제자백'이란거야. 상대방이 답변 안하면 주장한 사람이 이기는거.
로투니: 음. 근데 왠지 이 찝찝한 기분은 뭐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는 어른들에 비해, 아이들은 정정당당히 승부를 가리려는 순수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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