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변호사 가족의 일상
요즘 장례식장에 갈 일이 많아지면서 나의 마지막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상해 보는 일이 종종 생겼다.
우선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보다는 가족 등 소수의 사람들이 조용히 추모해 주면 좋겠다.
어디선가 상조회사에서 폰을 넘겨받아 연락처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부고문자를 보낸다는 말을 들은 후엔 시간 날 때마다 폰 연락처를 정리하고 있다. 택배배달원이나 동네 수선집 사장님, 십여 년 전 아들의 같은 반 엄마에게까지 문자가 가면 안 될 것 같아서다.
가족들만 추모예배를 한다면 부고문자에 계좌번호를 남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화환을 받을 일도 없다. 그냥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서 지인들이 추모글 정도만 남길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매장보다 화장이 좋겠다. 아직 시신기증은 용기가 없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장기기증은 하고 싶다. 화장 후 유골을 납골당에 보관해도 곰팡이가 피고 썩는다고 하고, 후손들이 언제까지나 관리를 할 수는 없으니 자연장도 괜찮을 것 같다.
어제 우연히 방문한 경기도 어드메 호텔 안에 교회와 봉안당이 있어서 알아봤더니 이런 상상이 실제로도 가능하겠더라.
교회 앞 유수장치에서 자연장을 하면 아름답게 조성된 정원으로 스며든다고 한다. 유족들을 위해 호텔과 추모공간, 예쁜 카페를 만들어 놓았다. 자녀들 중 어느 한 집이 고생해서 음식이나 행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하듯이 여기 모여서 고인의 생전 영상을 보고, 고인이 스며들어있는 정원을 산책하며, 조용히 추억하고 기도할 수 있을 것 같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공간. 싱그러운 푸른 식물이 가득했던 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상상들을 해보자니 마음이 한없이 평화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