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변호사 가족의 일상
방금 귀가한 우리 집 고 삼이가 말했다.
“엄마, 내가 국어, 영어, 수학 다 못하잖아. 근데 내가 제일 못하는 게 뭔지 알아?”
“뭔데?”
“포. 기. 하는 거야. 나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거든!”
“오, 우리 고삼이 멋진데. 지나고 보면 힘들어도 치열하게 살았던 때가 제일 멋진 기억으로 남더라.”
“그것도 틀렸어. ‘지나고 보면’이 아니라 지금! 지금이 멋진 거야! 으하하하하”
그래.
네가 행복해 보이니 엄마도 행복하다.
사실 원래부터 이런 아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보통보다 훨씬 까다롭고 예민하고 낯을 가려 속을 까맣게 태우던 아이였다.
2년 전 대안학교에서 자퇴 후 1년 쉬고 재입학하겠다고 떼를 써서 난감한 적도 있었다. 자신을 탓하며 자기 뺨을 때리기도 하고, 죽고 싶고 화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힘들다며 심리상담을 받기까지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정말 잘하고 있다고.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라고.
어떤 경우든 너는 자랑스러운 아들이라고.
마치 화분에 물을 주듯, 매일 같은 말을 건넸다.
그 말들이 아이에게 닿았는지, 아니면 시간이 아이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든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매번 아니라고 부인하며 그 말들을 반사해 내던 아이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아들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동안 건넨 말들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구나.
그래서 요즘 나는 가끔 이렇게 묻는다.
“아들아, 행복하냐?”
아들이 고개를 끄덕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네가 행복하다면, 엄마도 행복하니까.
자려고 눕는데 카톡알람이 울린다.
아들이다.
"내일 아침은 말차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