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3은 꽤 행복합니다

티격태격 변호사 가족의 일상

by 찐니

내가 고3 때 담임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나라에는 중요한 세 가지가 있는데,
산에는 산삼,
바다에는 해삼,
그리고 바로 고삼이라고.

그때는 웃고 넘겼는데, 이제 우리 집에도 소중한 고 삼이가 한 명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이 고삼답지 않게
하루하루 꽤 행복해 보인다.


좋아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가끔은 헷갈린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힘들다고 징징대는 것보다는
그냥 행복한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요즘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아들아, 행복하냐?
네가 행복하다니 엄마도 행복하다.”

고1 때 갑자기 전학을 하는 바람에
적응하느라 쉽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새벽같이 일어나 학교 봉고차를 타러 나가는 모습을 보면 대견한 마음이 든다.

자녀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면 자녀가 있는 그대로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보면
그 모습이 또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지금까지 겪어 온 여러 우여곡절이
아마 이런 마음을 갖게 해 준 것 같다.

비록 내 인생을 갈아 넣어 너를 키웠지만 그건 그거다.
이제 너는 너의 인생을 살아가고
나는 나의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
어쩌면 이런 적당한 거리 두기가
서로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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