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자 바다 건너 육지에서 삼춘들이 하나 둘 건너오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조천에 위치한 조용한 카페에서 귀한 손님을 맞이한다. 아기는 낯선 이의 품에 안겨 땡그란 눈으로 부모를 바라본다. 오랜 시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 놓고, 수십 번 반복했던 오래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이전처럼 다시 웃는다. 대화가 끊길 땐 혼자 꼼지락거리며 노는 아기를 바라보거나, 노을로 붉게 물드는 바다를 바라보며 빠르게 흘러버린 하루에 야속함을 느꼈다.
아이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어른은 대개 호칭으로 불린다. '삼춘'이라는 호칭은 우리가 더 이상 젊지 않음을 알려주는 슬픈 신호이기도 하다. 새로운 호칭에는 기쁨과 서운함이 비등하게 담기고, 우리의 이름은 조금씩 지워지고 잊혀진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서로를 이름으로 불러줄, 오래된 친구들과 그들의 방문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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