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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소 Sep 21. 2023

3인 가족 일주일 생활비 20만 원

외식할 때 가격 생각하는 사람



3인 가족 한 달 생활비는 얼마여야 적당한 걸까?


우리 가족은 딸이 하나 있는 조촐한 3인 가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략 일주일 생활비를 20만 원 정도, 한 달 100만 원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일주일에 20만 원이면 누군가에게는 큰돈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한 끼 식사보다 못한 돈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둘이 합쳐 월 천을 버는 것도 아니요, 천만 원 근처도 못 가는 우리 부부의 쥐꼬리 같은 월급으로는 일주일 20만 원, 한 달 최대 100만 원 정도로 생활비를 잡는 것이 적당하다는 생각에 그렇게 쓰면서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100이 150 될 때도 있으며 갑작스럽게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경우는 예외이다.

일주일에 식비만이 아니라 생활용품까지 포함한 생활비가 20만 원이니 외식 한번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솔직히 요즘에는 냉면도 만이천 원 원하는 시대에 한 사람당 만오천 원 잡아도 3인 한 끼 식사비는 5만 원 선이 되는 것이다. 그럼 일주일에 두 번만 외식을 해도 10만 원은 족히 나간다. 거기다 먹는 것 플러스 휴지, 세제, 샴푸 등 갑자기 똑 떨어져 반드시 사야 한 하는 각종 생필품 값도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고 한 사람당 만 오천 원짜리 식사만 하고 싶진 않은 날도 있다. 가끔은 초밥이나 파스타 같은 비싸고 맛있는 음식도 입에 당기기 때문이다.

초밥이 너무 먹고 싶은데 이미 예산을 초과했을 경우 식욕을 참는 일이란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하지만 웬만해서는 절대 식욕이 돈의 계획을 추월하지는 못한다. 나는 그렇다. 계획대로 사는 사람이다.

오버되는 지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직장에서 별 이상한 사람한테 얻어걸려 원치 않는 핍박을 받으며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돌아온 날은 좀 다르지만.

그래서 보통의 경우는 1인분에 8천 원 정도 하는 칼국수 같은 음식을 선호한다. 솔직히 8천 원도 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순식간에 물가가 너무 올랐으니 말이다. 5천 원짜리 칼국수 한 그릇 먹는 것이 낙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때가 참 그립다.

음식점을 들어가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메뉴를 고르는 일이다. 좋아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 예산에 맞는 음식을 고른다.

‘셋이서 2만 원. 그럼 하나당 7천 원 정도로 고르면 되겠네~’

이렇게 먹는 것이 익숙하다가도 어느 날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도 드라마에 나오는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처럼 야경이 보이는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제일 좋은 것으로 주세요~’

혹은 가격조차 보지 않고

‘이거, 이거, 이거 주세요~’

하고 싶은데  현실은 7천 원에 벌벌 떨려서 말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꿈이라도 꾼다.

‘우리도 언젠가는 메뉴판의 가격을 보지 않고, 지나가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아무 생각 없이 먹고 싶은 것을 고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

비단 음식점뿐만이 아니다. 시장이 아닌 백화점에서 질 좋은 과일을 사보고 싶고, 아울렛이 아닌 백화점의 옷과 신발을 사보고 싶다.

또한 부부 둘이서 살았을 때보다 자식을 하나 낳아보니 돈이 두 배는 더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람 하나 키우는 데 이렇게 돈이 들어가니, 맞벌이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둘째는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고 있는 중이다.

가끔 세상 물정 모르는 딸아이가,

“엄마, 오늘은 낙지가 좀 먹고 싶네?”

(낙지를 좋아함)

라고 할 때마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이다.

나름 공부도 많이 했고, 현재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는 게 팍팍한 걸까?


내 팔자에도, 먹고 싶은 것 가격 생각 안 하고 먹을 수 있는 날이 있을까?

오늘도 우리 집 주머니 사정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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