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선언까지 6개월, 답은 단 0.6초였다

40대 워킹맘의 결심

by ISTJ

1.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저, 휴직하려고요.”

6개월을 망설이다 겨우 꺼낸 말이었다. 수십 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했던 장면들이 팀장님의 단 0.6초 만의 대답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네, 다행히 대체자 채용 가능하겠네요.” 내가 빠져도 회사는 아무 문제없이 돌아갈 거라는 사실이 마음 한구석을 시원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씁쓸한 공허함을 남겼다. 나는 회사에 필요한 감정을 가진 사람이 아닌, 그저 '대체 가능한 역할'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2.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잠든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는 끝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게 맞는 걸까?' 다이어리 한구석엔 '내 시간을 갖고 싶다. 하루 중 단 1시간이라도'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아이에게 자존감을 가르치면서, 정작 나 자신은 잃어버리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남편은 "후회 없이 쓰라"는 말을 건넸다. 고마웠지만, 동시에 나만을 위한 선택이 이기적일까 하는 죄책감이 마음을 짓눌렀다.


3.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휴직 첫날 아침, 출근 대신 거실 창가에 앉아 커피 향을 맡았다. '이게 내가 원하던 하루구나.' 마흔이 되니, 내 안의 목소리가 '나를 위한 시간'을 절실하게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여유는 길지 않았다. 집안일은 끝이 없었고, "너 시간 많잖아"라는 부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아이 없는 낮 시간조차 바쁘게 흘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휴직은 쉼표인 줄 알았는데, 내 삶에 던지는 거대한 느낌표였다. 나를 되찾는 첫걸음. 마흔 살 워킹맘의 '나를 위한 시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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