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다 마음을 들키다.

쓰다

by 블루 스카이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퀘렌시아- 자아 회복의 장소- 피난처, 안식처

투우장 한쪽에는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구역이 있다. 투우사와 싸우다가 지친 소는 자신이 정한 그 장소로 가서 숨을 고르며 힘을 모은다. 기운을 되찾아 계속 싸우기 원해서다. 그곳에 있으면 소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소만 아는 그 자리를 스페인 어로 퀘렌시아 Querencia라고 부른다. 피난처, 안식처라는 뜻이다….

인간 역시 언제 일을 내려놓고 쉬어야 하는지 안다. 우리가 귀를 기울이면 몸이 우리에게 말해 준다. 퀘렌시아가 필요한 순간임을. 나 자신으로 통하는 본연의 자리, 세상과 마주할 힘을 얻을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곳에서 누구로부터도, 어떤 계산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 자유 영혼의 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는 길이다.

나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 가장 나 자신답고 온전히 나 자신일 수 있는 곳은? 너무 멀리 가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와야 한다. 나의 퀘렌시아를 갖는 일이 곧 나를 지키고 삶을 사랑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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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겐?

그래 나에겐?

난 이미 찾았다. 오래전부터. 하지만 느끼지 못했던 나만의 퀘렌시아를.

난 이곳에 오면 편안함을 느낀다.

난 이곳에 오면, 아니 가기도 전부터 갈 날이 정해지는 그 순간부터 내 마음은 이미 이곳에 있다.

그래서 난 이곳이 참 좋다.

내가 내가 되는 곳.

그럼 네겐? 여러분에겐? 그런 곳이 있나요?

그런 곳이 없다면 이 해가 가기 전 아니 이 해가 가서 새해가 왔다고 해도 늦지 않았으니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내가 내게서 너무 떨어지기 전에

내가 나를 못 느껴지기 전에

내가 내게 무의미해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