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하 Aug 14. 2023

전태일은 횃불이었다.

[전태일평전]을 읽고 밤새 울었다

평소 꼬꼬무를 즐겨보는 나

꼬꼬무를 보다가 조영래 변호사 이야기를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조영래 변호사가 쓰셨다는 <전태일 평전>을 보자마자 바로 주문해서 주말 동안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기 위해 전태일 위인전은 읽었었다. 난 그동안 그의 죽음만 읽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래 신영복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의 죽음보다 삶을 먼저 읽었어야 했다.

그의 삶에 조금씩 다가가면 갈수록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전태일평전>은 우리가 전태일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지시한다.

우리는 그의 죽음보다 그의 삶을 먼저 읽어야 한다.

그의 삶 속에 점철되어 있는 고뇌와 사랑을 읽어야 한다.

이 평전의 필자인 조영래 변호사의 삶도 함께 어야 한다.

그리고 전태일을 우리들의 가슴속으로 옮겨와야 한다. - 신영복 -


나는 전태일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노동법을 개정하기 위해 분신을 한 전태일 열사'

전태일의 죽음만 알고 있었지 그가 살아왔던 삶에 대해서는 알려고 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는 22세 꽃다운 나이에 온몸에 석유를 끼얹고 인간시장 한복판을 달려가며 "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어 말라"라고 외치며 온몸에 불을 붙였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요구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죽었다.

인간의 생명은 고귀한 것이라고. 부자의 생명처럼 약자의 생명도 고귀한 것이라고 그는 그렇게 온몸으로 고발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평화시장 참혹한 노동에 관한 이야기들이 세상에 알려졌고 인간이하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해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왜 이토록 고민하고 험난한 길을 선택했을까?

그는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들을 구출하는 것이 '이상의 전부'였다. 자신도 힘든 환경 속에서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어리고 여린 시다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그가 횃불이 되는 원천이자 힘이 되었다.



전태일 수기에 적혀 있는 말 중에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감정에는 약한 편입니다.

조금만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마음이 언짢아

그날 기분은 우울한 편입니다.

나 자신이 너무 그러한 환경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그러한 환경들을 잘 알기에

그런 환경 속에 있는 어린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내 코가 석자인 판에 나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삶을 살아간 그는 성자가 아니고 무엇일까?

죽는 순간까지도 친구들과 어머니께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게 해 달라고 부탁하는 그의 유언에서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유언이

"배가 고프다...."라고... 죽기 전 먹은 거라고 고작 라면 한 끼. 마지막까지도 배불리 먹지도 못하고 힘겹게 죽어간 그를 보며 책을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다.



그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그의 말을 읽으며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내 나이 20대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았고, 사랑 때문에 울고 불며 시간을 소비했던 나의 20대가 왜 그리도 부끄러운지..

전태일은 10대부터 이타적인 마음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아파했던 것이다. 인간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나오지 못하는 마음이다.

어린 여공들을 바라보며 아파했을 그의 마음과 인간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너무도 따스해서 더 마음이 쓰린다.


다행히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조영래 변호사다.

그도 수배상태였지만 여공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전태일의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모았다.

대학생 친구가 하나라도 있었으면... 했던 전태일. 아쉬운 마음에 조영래 변호사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조영래 변호사의 도움으로 좀 더 쉽게 노동 운동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미 없는 생각을 해보았다. 혹시나 죽지 않고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생각도 해보았다.


책을 읽는 내내 신영복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의 죽음보다는 그의 삶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그의 삶은 지독하게 가난했고 지독하게 비참했다. 꿈도 꾸지 못했던 그의 젊은 시절. 결코 포기 않고 그의 생각으로 투쟁하는 모습은 분명 후세에 큰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정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들이 꼭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많은 이들이 그의 삶을 들여다 봐 주면 줄수록  전태일,조영래 변호사는 저 멀리서 더욱더 환하게 웃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늦었지만 전태일 평전을 읽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사실 책 리뷰도 잘 쓸 수가 없다.

조영래 변호사의 글 그 이상으로 내가 전태일을 표현할 수도 없고 평가할 수 없다.


이렇게 그의 기록을 남겨주어 감사할 뿐이다.


#전태일평전

#조영래지음

#아름다운전태일

작가의 이전글 김치전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