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of Earth –流永

Sound of Earth no.7 - The Perpetual Flow

by Jung Jay
Sound of Earth no.6 - Silent Wrath / 팝아트 / acrylic 35 x 45cm


지구는 기억을 움직임으로 보관한다.
무언가를 쓰고 지우고 다시 새기는 그 모든 방식이 ‘흐름’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된다.Sound of Earth – 流永』은 그런 반복이 낳은 결과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이 작품은 강렬한 색의 격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침묵 속에서 쌓인 시간의 무게를 담고 있다.


붉은 경계선은 대지의 열기를, 자홍색의 덩어리는 토양과 감정의 흔적을, 그리고 중심을 휘감는 검푸른 선은 마치 용암의 고요한 냉각처럼, 흐르면서도 멈춰 있는 상태를 표현한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흘러야만 하는 존재’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고자 했다. '流永(유영)'이라는 제목은, 단지 물리적인 흐름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 흐름은 시간, 감정, 생명, 역사, 심지어 고통까지도 포함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면서도 결코 같은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 그것은 생의 본질에 가까운 움직임이다.

한 자락의 격렬함 속에도 지극히 정적인 평형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 이미지는 혼돈 속의 조화, 붕괴 속의 질서를 노래한다. 작품의 중심부에 보이는 붉은 결절은 마치 지구 내부의 심장처럼 고동친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미 한참 전에 식은 용암, 이미 기억 속으로 가라앉은 과거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이야말로 ‘永(영원)’이라고 느꼈다. 흐르지만, 사라지지 않는 것. 변화하지만, 본질을 잃지 않는 것.

흐름은 때때로 잔인하다. 무언가를 지우고 덮으며, 이전의 모든 형상을 새롭게 갱신한다. 그러나 그 지워진 흔적 위에 또 다른 생명이 자란다.Sound of Earth – 流永』은 그런 자연의 무심한 재생에 관한 기록이다.

이 작품을 구성하는 색조, 곡선, 대비는 모두 그 재생의 논리를 따른다. 보는 이가 그것을 격정으로 느끼든, 고요한 순환으로 받아들이든, 그 해석은 결국 또 하나의 흐름이 되어 다시 작품에 환원될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하나의 ‘지질적 기억체’라고 부르고 싶다.

이것은 지층의 단면이 아니라, 기억의 단면이다. 그리고 이 기억은 마치 흐르는 피처럼, 지금도 우리 삶의 어딘가에서 맥동하고 있다.Sound of Earth – 流永』은 지구라는 생명체의 무언의 진술이다. 소리를 낼 수 없는 존재가 오직 색과 질감으로 전하는 언어. 그 안에서 우리는 인간의 언어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심연의 감정, 문명의 흔적, 생명의 근원을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모두 흐름의 일부가 된다.


이제, 이 흐름이 당신에게도 도달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유영’의 끝없는 궤도 속에서, 당신만의 해석이 하나의 새로운 파동이 되기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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