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해봄샘의 도전일지
<그녀들의 글쓰기 맛수다>중에서
비 오는 날 내가 찾는 곳은 카페이다.
잔뜩 흐린 날씨에 마음이 우중충~하다가고
커피 향을 맡으면 기분이 up 된다.
요즘은 브랜드 커피보다 각자의 색으로 로스팅된 동네 커피가 더 좋다.
그중에서도 자주 찾고 좋아하는 장소는 집 앞 카페 '라띠'이다.
이곳에 오면 향긋한 커피와 함께 다른 이가 아닌 '나'를 만날 수 있다.
저는 이 장소를 왜 골랐을까요?
이곳에 오면 왠↘️지↗️
글이 잘 써질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저에게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바쁜 교직생활 중에 연구년 교사를 선발한다는 공문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구년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15장 분량의 연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했습니다.
연구계획서를 완성할 수 있을까?
어떤 연구 주제를 잡아야 할까?
학기 중이라 평일에 계획서를 작성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주말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는데..
과연 제가 연구계획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미심쩍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기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할 수 있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교감, 교장선생님께 주말 동안 연구년 계획서를 완성하게 되면 지원해 보겠노라 말씀드렸지요.
남편에게도 '나는 연구계획서를 완성하지 않으면 집에 들어오지 않겠다'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작정 가장 가까운 카페로 가서 구석진 2인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연구계획서의 끝이 보일 때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였습니다.
내용 체계, 논리성, 맞춤법을 떠나 뭔가 완성해 냈다는 뿌듯함을 이 장소에서 느꼈습니다.
맞습니다
연구계획서의 첫 제목에서 시작해 마침표를 찍어낸 장소가 바로 이곳 '라띠' 입니다.
저에게는 참으로 고맙고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올해 작은 노트북을 구입했습니다.
아무리 가벼운 노트북이어도 가방에 넣으면 공간을 꽉 채우는 크기와 무게감,
여기에 책 한 권만 넣더라도 먼 거리를 이동하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위해 제가 찾는 곳은 가까운 집 앞 카페 바로 이곳 입니다.
오픈 시간이 9 시인 것도 참 좋습니다.
오후보다는 오전 한적한 이때가 '나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카페는 여섯 테이블 정도로 크기는 작지만, 층고가 높아 답답하지 않습니다.
통창 너머 보이는 풍경이 한강뷰도 정원뷰도 아니지만,
차들이 지나가는 일상뷰도 나름의 맛이 있습니다.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 신호 대기로 잠시 멈춰서 있는 차들
인도면 묵묵히 서있는 가로수들
지극히 평범하기도 하지만 또 평안한 일상을 보여줍니다.
더욱이 제가 좋아하는 재즈 선율이 가득합니다.
쓰는 삶의 즐거움
저는 이곳에서 그 맛을 알았고,
그 충만한 행복감을 계속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쓰는 삶이 주는 행복을
오늘도 지속하자 다짐합니다
당신이 행복해지는 장소는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