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면접 준비물
마음속 깊은 곳의 간절함과 두려움을 조금 덜어내기 위해 여행 겸 면접이라고는 했지만, 면접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야 내 진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에 고심하며 신경 써서 준비했다. 마음 같아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한다는 명목으로 내 방을 그대로 캐리어 안에 넣고 싶었지만 저가항공을 탈 것을 대비해 짐을 많이 가져갈 수는 없었다. 기내용 20인치 캐리어에 들어갈 수 있는 한에서 챙겨 넣기로 했다. 그렇게 내 가방 안에 담긴 물건의 대략적인 목록은 다음과 같다.
- 면접복(원피스) 2벌 / 재킷 2벌/ 진주 귀걸이 / 손목시계 / 머리망과 실핀, U핀
- 면접 질의응답 노트* / 이력서* / 증명사진 / 전신사진*
- 세면도구 / 화장 파우치 / 복대*
- 청바지 1 / 면바지 1 / 잠옷 / 반팔티 5장 / 원피스 1 / 긴팔 가디건 1 / 반바지 1
- 카드 3장 / 현금 및 예약 바우처, 티켓 출력물
*표로 표시된 목록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덧붙이자면,
*질의응답 노트 : 질의응답의 경우, 인터넷 강국, 자료 강국인 우리나라는 역시 남다르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각 항공사의 면접 기출문제가 정리된 파일 혹은 도서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임이 매우 감사해지는 순간이다. 실제로 외국에서 만난 외국인 지원자들은 어떻게 이런 질문 목록들을 가지고 있을 수 있냐면서 매우 감탄하기도 했다. 빼곡한 질문지의 각 답안을 완성하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영어 문법에 자신이 없는 경우, 시간은 2-3배 이상이 들 것이다. 나 또한 답안을 만들고자 시간과 정성을 들였던 1인이다. 하지만 이 시각 나와 같은 방법으로 항공사 입사를 준비를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지나와서 말이지만, 문법에 집착하는 대신 /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유창하게 외우려 하는 대신!!! 내용에 대해 고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내가 더듬더듬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단어로 정리해둔 답변은 면접관 앞에서 절대로 생각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을 말하고 싶은지 몸통만을 생각하고 쉽고 익숙한 단어와 표현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이력서 : 보통 외항사의 경우, 해외에서 면접의 기회가 거의 도시마다 매달 1-2회씩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회가 많은 대신 각 항공사에서는 면접을 보고 떨어진 경우, 6개월 내지 1년의 기간이 지나고 난 후에 다시 도전하라고 안내를 한다. 의도인 즉, 주어진 시간 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그 부분에 대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편법은 있다. 각 도시마다 면접관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최종면접까지 올라가 정보가 회사에 공유된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나라/도시로 옮겨가 다른 면접관에게 최종면접에 올라갈 기회라도 얻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주요 외항사 3곳의 이미지에 맞는 이력서를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준비했고, 그중에서도 유독 가고 싶었던 E사의 이력서를 여러 장 출력했다.(결국, 사용은 하나도 못했지만.. 스포 주의!!!) 주의할 점은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이력서에 들어가는 증명사진과 이메일 그리고 영어 닉네임을 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편법의 방법을 취하다가 우연히 같은 면접관을 만난다거나 발각되는 경우, 크게 페널티를 받을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기에 편법을 택한다면 그 결과 또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
*전신사진 : 최종면접까지 가는 경우, 내가 면접을 본 E, Q항공사에서는 캐주얼을 입은 사진(반신, 전신)과 정장을 입은 전신사진을 요구한다. 정장 사진의 경우, 증명사진을 찍으며 같이 준비해두면 되지만 캐주얼 사진의 경우, 갑작스럽게 준비하기가 사실 힘들다. 공부만 하며 준비하는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겸, 친구들과 여행을 가거나 전시회, 카페 등 자연스러운 일상 속의 이벤트가 있을 때 반신/전신사진을 찍어둘 것을 추천한다. 사진을 찍을 때는 내가 지원할 항공사의 캐주얼 규정이 따로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각 항공사마다 규정이 약간씩 다르겠지만 앞서 언급한 E, Q중동 항공사의 경우 문화적/종교적 이유로 약간의 제약이 있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노출이 심한 의상 금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깨나 배 등 신체가 많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치마의 경우엔 무릎을 덮는 길이를 추천하며, 바지는 단정한 바지를 추천한다. 필자는 살짝 찢어진 긴 청바지를 입은 사진을 보냈다가 반려되어 다시 캐주얼 사진을 한 번 더 보내달라는 요청에 이탈리아에서 여행하다가 급하게 찍어 보낸 경험이 있다.
*복대 : 아무래도 여러 나라를 여행자처럼 돌아다녀야 했기에 복대를 가지고 가서 소매치기 한 번 당하지 않고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다. 두껍지 않은 얇은 재질의 간편한 복대를 챙겨가는 편이 옷 속에 넣었을 때도 덥거나 불편함이 덜하다.
3. 카드나 환전 관련 팁
언제 끝내고 돌아오게 될지 모르는 여행. 나에겐 이번 여행이 그러했다. 그렇기에 만만의 준비를 해야 했다.
- 카드 : 검색을 통해 해외수수료가 가장 낮은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준비했다. 이때, 카드들은 긴급히 필요할 때, 은행 시스템 점검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고려해 3가지 종류의 은행 카드를 챙겼다. 그리고 가서 사용할 각 은행의 어플들을 우선 다운로드하여두고 주로 사용할 카드는 내가 가지고 다니는 손가방에, 비상용 혹은 서브카드는 복대에 넣었다.
- 환전 : 내가 예상한 나라들 중 몇몇의 나라는 환전소에서 사기를 당할 확률을 줄이기도 하고, 수수료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atm 기계에서 바로 뽑아 쓰기도 했다. 간혹 숙소에 따라 한국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붙여줄 수 있기 때문에 나와 같이 유럽을 돌아다닐 생각이라면 유로로 반 정도는 환전을 하고, 반 정도는 몇 개의 통장에 나누어 담아두는 것이 좋다. 이는 혹여나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카드를 잃어버려서 계좌 입출금을 정지해야 할 경우, 모든 루트가 한 번에 막혀서 당황하는 경우를 막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