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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ubless Apr 18. 2021

13. 나의 첫 유럽 여행 그리고 해외 면접 준비ㅣ

  나는 내가 생각해도 참 활동적인 아이이다. 주말이면 늘 어디론가 놀러 가고 싶어 했으며, 방학이 되면 꼭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떠났다. 늘 ‘여행’은 시간과 돈이 생겼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는 마인드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런 나도 ‘첫 유럽 여행’ 은 겁이 났다. 그간 패키지로 다 이루어진 동남아나 가까운 일본 정도만 번질나게 가봤지, 유럽 여행은 신혼여행을 명목으로 가지 않는 한 길어야 5일인 내 휴가로는 늘 택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갈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었다. 그런 내가 곧 떠난다. 유럽으로, 내 꿈을 위해... 떨리는 내 첫 유럽 여행.


우선 가기 전까지 외항사 스터디에 몰두했다. 영어 학원 조교도 뭐든 꾸준히 해두면 나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가기 전 달까지 근무하며 영어 수업을 짬짬이 들었다. 만약 자신의 영어 실력이 대화조차 어렵고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단기간에 말을 해야 한다고 한다면 토익스피킹을 공부해 볼 것을 추천한다. 간단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과정에서 단기간에 의사소통을 위한 기본 표현들을 익힐 수 있다. 토익스피킹 예상 질문들을 달달 외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원리였다. 여행을 가기 전까지 주말이나 주중에 시간이 되는대로 페**에서 저녁 마감 조로 일했다. 아르바이트는 ‘내가 적어도 내 생활비 때문에 적금을 깨지 않으리’라는 다짐의 일환이기도 했지만, 외국에서 온 동료들과 일하며 영어로 대화하는 게 나름 재미도 있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긴장되는 유럽 여행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기도 했다.


항공편을 끊고 이제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사회 초년생 때부터 들었던 소액의 적금을 깼다. 그리고 교육공무원이면 누구나 가입하게 되는 사학연금을 해지했다. 약 500만 원이라는 돈이 생겼다. 짧게는 두 달, 어쩌면 올해 겨울까지 버텨야 할지도 모르는 돈이라고 생각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아껴 써야 했다.


1. 항공권 구입

‘여행 예산 줄이기’에 가장 큰 일조를 하는 것은 항공권이다. 하지만 예산을 아끼자고 오랜 시간을 들여서 경유하거나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갈 수는 없는 일이다. 면접/여행 스케줄을 우선 짜야했다. 작은 지도를 폈다. 그리고 외항사 홈페이지를 들어가 면접 일정을 지도 위에 옮겨 적었다. 대략 4년마다 열리는 우리나라보다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확연히 많았다. “그래, 그들이 보면 다 같은 검은 머리들 사이에서 뛰어난 나를 보여주는 것보다 금발 머리들 사이 속에서 돋보이는 아시아인이 되겠어”라는 마음으로 적어진 면접 루트에서 아시아 쪽은 제외시켰다. 그리고 나름 나의 첫 여행이라는 의미도 있었기에 면접이 열리는 나라 중 내가 가보고 싶었던 나라들을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내 인생 영화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나온 로마, 낭만의 상징 에펠탑이 있는 프랑스, 그리고 아기자기한 매력의 체코....’ 생각보다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 면접/여행 계획이었지만 동그라미를 그려가는 그 과정만큼은 내가 꿈꾸던 곳들을 직접 가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내가 무작위로 그려둔 동그라미를 보며 내 지갑 사정을 생각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동유럽 쪽으로 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건 꿀팁이라면 팁이지만 면접을 보는 나라들은 웬만하면 영어가 자신들의 모국어가 아닌 나라들로 포함시켰다. 이렇게 몇 차례 거르고서 이동경비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나라 간 이동 거리를 최대한 줄여서 일주 하기로 했다. 면접/여행 경로의 큰 그림이 정해졌으니 어디에부터 시작해 어떤 나라들을,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입하는 경로에는 몇 가지가 있다.


-익스*** 와 같은 종합사이트들을 들어가 땡처리 항공권이 없는지 검색하기

-스카이*** 에서 날짜별로 확인하여 가장 저렴한 날 선택하기

-각종 항공사 홈페이지 특가 찬스 활용하기


땡처리가 아닌 이상 성수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날짜가 다가올수록 항공권은 비싸진다. 사실 3월부터 각 항공의 프로모션 특가를 주시하고 있었다. 보통 겨울방학이 끝나고 여름이 되기 전 그 사이에 많은 항공사들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특판 가격을 내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편리하게 항공권 비교 사이트가 잘 되어있지만 특판 시기에는 각각의 항공사 홈페이지로 직접 접속하면 뜻하지 않는 행운을 만나게 될 수 있다.  


비교해 본 결과, 체코항공이 특가 할인 중이라 다른 중심 유럽부 쪽으로 가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유럽 이동 간 교통이 편리했으며 웬만한 곳은 가까워 버스로 이동이 가능했다. 이곳이다!! 더군다나 체코항공은 대한항공과 *코드셰어를 하기 때문에 날짜만 잘 맞으면 체코항공 값으로 대한항공을 타고  편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체코 IN-OUT을  정하고 나서 나라 간 이동 수간과 비용을 고려해 내가 볼 수 있는 면접 기회를 최대한 넣는 방향으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만들어진 최종 면접/여행 루트는 ‘체코-독일-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크로아티아-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


그날의 치열한 면접/여행 계획 세우기의 흔적





* 코드쉐어 : 공동운항(코드쉐어, CodeShare)은 특정 노선을 취항하는 항공사가 좌석 일부를 다른 항공사와 나누어 운항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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