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으로부터
나는 사람을 그릇에 비유하기를 좋아한다.
간혹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그릇에 비유해 생각하다 보면 조금은 수월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종류의 형태, 빛깔, 깊이, 넓이의 그릇을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깊이 있고 참 잘 만들어진 그릇처럼 느껴지는 사람이지만 아직 앞으로 담길 것이 더 많아 보여 그/그녀의 앞날이 기대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자신의 그릇에 주최하지 못할 만큼의 부유함이 담겨 담기지 않은 부유함이
마치 자신의 그릇을 생각하지 않고 욕심부려 담은 스프가 지저분하게 흐른 듯한 모습을 닮아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독특한 모양에 재미있는 내용물이 담겨있는 것 같아 들여다보게 되는 그릇을 닮은 사람도,
너무나 예쁜 그릇의 모양에 순간적으로
현혹될 것만 같은 사람도,
겉은 투박하지만 참 단단하고 좋은 재료로 만들어 유용한 그릇을 닮은 사람도 …
그릇에 비유하여 사람을 바라보면 어느 하나
같은 그릇이 없어 보인다.
여행의 8할은 사람에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어쩌면..여행의 가장 큰 묘미란, 내가 늘 진열되어있던 혹은 만들어지고 있는 가마로부터 벗어나
다른 장인들의 손에서 내가 아는 그릇들과는 전혀 다른 재료와 환경 가운데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그릇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나는 지금 이 시간 어떤 모양의 그릇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일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모양의 그릇인가요?
(15.Aug.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