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했던 1월

by 새벽별

호기롭게 시작한 26년의 시작은 혹독하게 추웠던 날씨만큼 매섭게 끝이 났다. 그래서일까. 분명 첫 시작은 따뜻했는데, 첫 시작은 평온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시렸던 마음과 기억만이 남는다.




순조로웠다. 새롭게 시작한 성장메이트 멤버들과의 첫 만남, 아이들의 방학, 큰아이의 연수의 시작, 꿈마실 캠프까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아니, 오히려 잔잔한 호수처럼 파장 하나 없이 고요했다.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을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었다고 믿었다. 14년 동안의 영암에서의 삶이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과 시간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보다. 외부에서 그리고 나의 내면에서 가해지는 충격이 덜 굳은 시멘트에 발자국이 남는 것처럼 마음에 콕콕 박혔고 선명하게 새겨졌다.


날은 또 왜 그리도 추운지 따뜻한 곳에서 십 년이 넘게 살다 온 나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두툼한 패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강한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마 내 마음이 차가운 얼음장 같았기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나아진 환경과 삶의 자리로 왔다는 생각이 확고했는데 막상 현실은 전의 상황에 달라진 바가 없고 오히려 악조건들만이 눈에 들어왔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고 과거에 매몰되는 나의 모습을 대면하는 게 싫었다. 너무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았고 그러다 보니 자꾸 이불속으로, 내 마음의 어두운 곳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다. 분명 나는 앞을 보는 법을 훈련했고 부정적인 생각들보다 긍정에 포커스를 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나의 노력과 수고가 무너지는 것을 내 눈으로 보는 게 힘들었다. 정신을 부여잡아야 했다. 다시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일단 몸을 움직여야 해!



아이들과 함께 움직이면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는 이유로 더욱 나의 고민과 어둠으로 들어가지 않게 된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도서관. 일단 아이들이 방학 중 읽어야 할 책들을 빌려야 했고 아이들도 집안에 있는 것보다 춥지만 움직여야 활력이 생길 것 같아 함께 밖으로 나갔다. 지하철을 타고 싶다는 아이들의 요청에 집에서 지하철 1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 도서관으로 갔다. 생각보다 도서가 많지 않았지만 일단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는 것에 만족. 찬바람을 쐬고 나니 생각도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다.


집 앞에 있는 필라테스 센터에도 다녀왔다. 이사하기도 전에 운동을 쉬지 않고 하겠다는 생각으로 남편이 먼저 등록해 둔 곳이다.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센터에 방문을 했다. 다니던 곳에 비하면 아주 작은 센터였지만 그래도 일단 끊어놓은 회원권을 얼른 소진하자는 생각에 첫 수업을 예약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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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올라오는 불안이 있다. 어느 정도 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나. 그러다 문득 아이들 생각이 났다. 아직 방학중이라 변화된 삶을 크게 경험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어쩌면 3월이되면, 새학기가 시작되면 나와 비슷한 마음을 겪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지금 내가 겪는 이 감정과 이 마음이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먼저 경험했기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해 주고 어루만져줄 수 있을 테니까. 그러자 지금 내가 겪는 이 혼란스러운 생각과 마음이 마냥 싫지만은 않아 졌다. 아이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 줄 수 있고 깊이 공감해 줄 수 있을 테니까. 너희뿐만 아니라 엄마도 그런 과정을 거쳐왔고 그렇기에 너희가 느끼는 그런 감정들이 너무도 당연한 것임을 말해줄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예상치 못했던 경험이, 생각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내가 겪는 모든 것들이 나의 삶에서 필요 없고 쓸데없는 것이 없음을. 좋은 것이든 안 좋은 것이든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감을 이렇게 또 한 번 새기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다짐하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앞에 놓인 작은 돌멩이 하나에 또 금세 넘어지고 아프다고 울고 속상하다고 불평불만을 쏟아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모습 역시도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마냥 탓하지만은 말아야지.


<나의 2월의 원씽>
새로운 달의 '원씽': 기록
삶의 테마 키워드: 긍정, 너그러움, 가족
낭게 주는 한 줄 약속(긍정확언): 나는 지금까지의 삶으로 이미 많은 것을 이뤄낸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