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Little India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내가 고등학교 시절을 글로 추억하는 이유

by 쭌쓰

인도 음식이 그리워질 때면 Little India에 위치한 여러 인도 식당에서 비리아니와 달 마카니, 난을 먹으며 마살라의 풍미에 젖어본다. 향신료 향이 낭랑한 볶음밥을 삼키며 김치 한 점 함께 올려서 내 학창 시절을 먹고픈 생각이 든다.


인도에서 7년간 살며 인도의 식재료로 한국의 식탁을 차려내던 엄마의 요리에 익숙해져서인지, 나만의 인도-한국 퓨전 음식 조합들이 생겼다. 김치와 비리아니. 마살라 넣은 닭볶음탕. 빠니르 넣은 오뚜기 3분 카레 (김에 싸 먹으면 가히 천상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짜이에 약과 곁들이기...


싱가포르에 맛있는 인도 음식점과 한인 마트가 많은 게 참 다행이지 싶다. 덕분에 대학 생활 내내 몸무게는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찍었다.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4년째 유학 중이지만, 인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총 11년간의 유학 생활을 한 셈이다. 시간 정말 빨리 간다.


어느새 대학 졸업이 6개월 남짓 남았다. 운 좋게도 4학년 1학기 초에 취업이 되어 직장인의 문턱에 있다.


16년간 가지고 있던 "학생"아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사회인이 된다는 것이 설레고, 기대됨과 동시에 두렵다.


내 육신과 사회적 위치는 시간의 강에 띄워진 나룻배처럼 일렁일렁 어떻게든 흘러왔지만 내 정신 연령은 중학교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일까, 요즘 스마트폰을 멍하니 들여다보며 지나온 날들을 회상하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대부분 "... 아, 그때 이렇게 할 걸", "더 열심히 할 걸" 같은 자책의 목소리다.


한여름의 장마 후 수증기처럼 뇌를 꽉 채우는 생각의 안개 때문에 숨이 막혀서, 여기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인도에서 보낸 고등학교 시절은 언젠가 한번 글로 써 보고 싶었다. 십 대의 끝자락에서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한 정리가 내 안에서 이루어져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인생의 다음 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탈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인도와 싱가포르에서는 외국인이고, 한국 사회에서는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내 애매한 상태에 대한 푸념이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비록 아침에 쓰기로 마음먹었던 감사일기 3줄도 작심이틀로 끝났지만, 이번엔 모처럼 아침 산책을 한 뒤 산뜻한 마음으로 먹는 브런치 같은 글을 쓰고자 한다.


2025년의 끝자락에서.

쭌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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